환구시보 "중국의 발전 사상은 인민 중심ㆍ양보다 질 중심"
中관영지 "미국은 중국의 GDP 역전 겁내지 말라" 사설 눈길
중국 관영매체가 최대 정치행사인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6일 개막)를 앞두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1위 자리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취지의 사설을 실어 눈길을 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와 동일한 내용으로 실은 12일자 사설에서 "오늘날 중국의 발전 전략 무게 중심은 끊임없는 자기 초월"이라며 "미국이나 다른 어떤 국가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한 국가의 GDP 증가 속도는 어디까지나 자기의 내부 사무로, 매우 많은 중국인은 미국이 왜 중국의 GDP에 대해 이렇게 집착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가 될지 여부를 포함해 중국의 GDP 순위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중국인은 이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사설은 또 "중국의 발전 사상은 인민을 중심으로 삼으며, 고품질 발전을 강조하며, 양보다 질 중심"이라면서 "양이 당연히 중요하긴 하지만 GDP 성장률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설은 "GDP에서 중국에 추월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의 큰 근심거리 또는 악령이 됐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중국의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하는 등의 자해까지 서슴지 않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은 케이크를 크게 만들어 본국 인민을 이롭게 할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 더 많은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집착을 내려놓기만 하면 마음의 응어리는 풀리고, 중국과 함께 협력과 공영의 거대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 통계상 중국의 GDP는 2020년 14조7천200억 달러로 같은 시기 GDP 20조9천400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의 약 70% 수준까지 추격했다.

중국 관영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당 대회를 앞두고 이처럼 'GDP 초탈'을 거론한 데는 대내외적 포석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을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퇴출하기 위한 미국의 대 중국 봉쇄 및 견제를 지적한 이 사설은 시 주석이 집권 3기에 미국과의 대결 및 경쟁 심화를 주동적으로 조장할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올해 중국이 성장률 5.5%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GDP 성장률에 대한 자국민들 기대치를 낮추려는 의도가 내포됐을 수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