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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이날 첫 순방국인 칠레 산티아고 모네다궁(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칠레 대통령과 면담, MOU 체결을 마친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광물 협력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굉장히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국과 칠레는 한 총리와 보리치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한 광업 및 밸류체인 협력', '한-칠레 농업 과학기술연구협력', '한-칠레 민주적 대화' 등 MOU 3건을 체결했다.
한 총리는 "(이번 MOU는) 한 마디로 한국의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 교두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안보 차원에서 핵심이 되는 광물 등 자재에 대해서도 칠레에 더 투자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광해광업공단과 칠레 광물공사가 서명한 광업 협력 MOU에는 양국이 리튬 등 핵심 광물을 탐사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발굴하고, 제련소 현대화 등에 관한 공동 연구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MOU 체결은 한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해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의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포석이다.
칠레는 전략광물인 리튬 보유량 세계 1위, 생산량은 세계 2위에 달하는 광물자원 부국이다.
특히 칠레는 리튬을 전략적 광물로 생산하고 개발, 활용,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일종의 '리튬 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칠레 광물공사가 이를 주도할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MOU 체결로 한국광해광물공단이 칠레 광물공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 농촌진흥청과 칠레 농업부가 맺은 농업 과학기술연구협력 MOU는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과학기술 기반 농업 연구와 탄소중립 관련 기술 연구에 힘을 합치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는 '농업 과학기술연구협력' MOU에 대해서는 "우리의 농업 기술 측면에서 칠레가 상당히 배우고 싶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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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이와 관련 "한국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칠레다"라며 "민주주의의 제도는 갖췄는데 실제로 민주주의로 작동이 안 되는 나라들에 조언도 하고 경고도 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현지 기자단 브리핑에서 "한 총리는 오늘 보리치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 하에서 자원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리튬, 구리 등 핵심 광물에 있어서 상호 호혜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또 "인권, 민주주의 같은 보편적 가치와 관련해 MOU를 체결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한국과 칠레 양국 국민이 스스로 일으켜낸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