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가격 30% 하락에 '화들짝'…현수막에 '고품질' 강조 서한도 발송

농가의 고소득작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의 가격하락으로 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김천시에 따르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2㎏ 상자당 경락가격은 지난달 1만3천819원에 형성돼 전년 동월 1만9천302원에 비해 28.5% 급락했다.

지난 8월에는 1만9천530원에 형성돼 지난해 2만2천319원에 비해 12.5% 하락했다.

샤인머스캣의 가격 하락은 재배 농가가 급격히 늘면서 공급이 늘어난 요인이 크다.

당도가 일정 기준에 미달한 상품이 시장에 나오면서 수요가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샤인머스캣은 경북 김천을 중심으로 영천, 상주 등에서 주로 재배되지만, 전국적으로 재배 농가가 확산하는 추세다.

껍질이 얇고 씨가 없는 데다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끈다.

김천에서는 5천700여 포도 농가 가운데 2천900여 농가가 샤인머스캣을 재배한다.

재배면적은 전체 2천500㏊ 가운데 1천800㏊에 이른다.

거봉이나 캠벨얼리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가 샤인머스캣으로 품종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격이 하락하면서 김천시가 품질관리에 발 벗고 나섰다.

김천시는 포장재를 지원하는 2천700여 농가에 시장 명의 서한을 보내 재배 농가가 전국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유통시장이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이제는 고품질 샤인머스캣이 아니면 더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가격하락에는 추석 대목을 노린 일부 재배 농가가 기준 미달 당도의 상품을 출하한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농업인들의 최대 소득작물인 샤인머스캣이 죽느냐 사느냐는 재배농가의 철저한 품질관리에 달려있다면서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600평당 5t 이하의 적정 착과량과 송이 크기(650~700g)를 지키고 당도를 17브릭스 이상으로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또 출하 시 적정기준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시내 40여 곳에 내걸었다.

김천시 허범선 농산물유통팀장은 수요공급으로 형성되는 가격에 행정이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샤인머스캣을 고소득작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도 기준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농민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천시는 '스윗 포도! 샤인 김천!'이라는 주제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주차장에서 2022 김천포도축제를 개최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축제로 개최했으나 올해는 3년만에 대면축제로 돌아와 이 기간 약 5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시는 밝혔다.

시름 깊어지는 샤인머스캣 농가…"당도 관리에 성패 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