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자신감 뽐낸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말말말'
삼성 은희석 감독, '이정현-이관희' 갈등에 "즐겨주세요"
홀로 드레스코드 안 맞춘 '이단아' 최준용 "저 자신이 기대돼요"
2022-2023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최준용(28·SK)이었다.

최준용은 11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 중 유일하게 정장을 입지 않았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200여만 원짜리 파란 코트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그는 이날 검은색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화려한 목걸이를 두른 채 등장했다.

이를 본 서울 삼성의 이정현은 "KBL의 공지에도 정장을 입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궁금함을 드러냈다.

그러자 최준용은 "살이 쪄서 정장이 작아졌다"는 답과 함께 "미디어데이를 몇 년 동안 해보니 분위기가 무겁고 재미도 없다.

드레스 코드도 자유롭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어 "미디어데이 행사가 오전 11시인데 두 시간 전인 9시부터 오라고 했다.

시간표에는 '티타임'으로 적어두고 커피도 주지 않았다.

서운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홀로 드레스코드 안 맞춘 '이단아' 최준용 "저 자신이 기대돼요"
시종일관 톡톡 튀는 말로 행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낸 최준용은 변함없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6점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SK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선수다.

"이번 시즌도 통합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짧은 출사표를 낸 그는 팀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자신을 꼽았다.

"당연히 나 자신이 기대된다.

어떤 새로운 선수들이 나를 막기 위해 달려들지 기대가 된다"는 말에는 자신을 향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족저근막염으로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부상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최준용은 "내가 부상이 있다고 해도 (팀 성적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다른 팀들을 향해 "저 없는 동안 최대한 많이 이겨 놓으세요.

돌아와서 다 이길테니"라고 도발했다.

그러면서 "모든 감독님이 '빠른 농구'를 이야기하셔서 육상 미디어데이를 하는 줄 알았다.

나는 '골을 잘 넣는 농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홀로 드레스코드 안 맞춘 '이단아' 최준용 "저 자신이 기대돼요"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선 이재도(LG)가 삼성 지휘봉을 잡은 은희석 감독에게 이정현-이관희(LG)의 관계에 관한 생각을 묻기도 했다.

연세대 1년 선배인 이정현과 후배 이관희는 KBL을 대표하는 앙숙으로, 코트 안에서도 여러 차례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에 "머리가 복잡하다"며 웃음을 지은 은 감독은 "이정현과 이관희는 선의의 경쟁, 승부로 팬들께 좋은 경기를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둘이 옥신각신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나쁘게 보시지 말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들이 갈등을 빚는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발전하기 위해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지 않나 싶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두 선수 모두로부터 사적인 감정에 의한 것은 아니다.

두 선수 모두에게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