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에서 그룹의 수소 사업 진행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에서 그룹의 수소 사업 진행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은 미래 청정에너지로 불리는 수소 사업을 개척해 탈탄소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의 개발·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50만t, 2050년까지 700만t의 수소를 생산하는 ‘글로벌 톱티어 공급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최정우 회장
최정우 회장
포스코그룹의 수소 사업 모델은 수소환원제철용 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친환경 수소 발전 연료로의 전환을 선도하며, 국내외 산업용 수소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짜여 있다. 안정적인 내부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운송 체제를 구축한 뒤 외부 판매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 예상 수소 생산량인 700만t 중 500만t이 내부 수요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용이 370만t, 수소발전용이 130만t이다.

○전 단계별 수소 생산 능력 확보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활용해 연간 7000t의 ‘부생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6년까지 연료전지 및 모빌리티용으로 공급되는 부생수소를 연간 7만t까지 확대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미 생산 역량을 갖춘 부생수소를 시작으로, 포스코는 CO2를 포집·저장·활용하는 ‘블루수소’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CO2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까지 모든 단계별 수소의 공급 역량을 국내 최대 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전해 방식(전기분해)으로 생산된다.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오만, 호주, 인도 등 재생에너지 여건이 우수한 전략 국가를 선정해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개발·투자하고 있다. 오만에서는 2030년 그린수소 20만t 생산을 목표로 유망 부지를 잠정 확정했으며, 예비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호주에선 ‘저탄소 철강원료(HBI)’ 확보와 그린수소 생산을 연계해 철강-수소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모색 중이다. 이 밖에 인도에선 재생에너지 및 양수 발전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수소의 효과적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7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스팀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원전 연계 고온 수전해 기술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운송에서 활용까지 ‘원스톱 체제’ 구축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는 선박으로 운송해 터미널에 저장한다. 수소는 기체 상태에서 폭발의 위험성이 있고, 액화하려면 -253도로 냉각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와 질소가 결합된 암모니아 상태로 운송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같은 부피의 암모니아는 단순 수소보다 1.7배 많은 수소를 포함하고 있다. 암모니아가 최적의 ‘수소 캐리어(운송체)’로 불리는 이유다.

암모니아를 통해 운송된 수소가 활용되기 위해선 암모니아로부터 이를 다시 분리해내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상용화돼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함께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터미널에 저장된 암모니아에서 다시 추출된 수소는 수소환원제철, 발전, 수소차 등 다양한 수요처에 활용된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50만t을 생산해 철강 분야 25만t, 발전 분야 33만t, 탈탄소 산업용 7만t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철강 분야 수소는 수소전환제철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2030년대 중반 이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포스코그룹은 하나의 터미널에서 제철소, 발전소 등 주요 수요처에서 필요로 하는 LNG와 청정수소, 암모니아까지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원스톱 솔루션’ 터미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포스코에너지가 광양 지역에 운영 중인 LNG 터미널의 인프라를 활용해 암모니아 및 수소의 저장·생산·공급이 모두 가능한 복합 컴플렉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에 발맞춰 수소플랜트 EPC(설계·시공·조달)와 탄소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및 해외 인프라 사업을 담당한다.

포스코건설은 해수담수화 설비, 극저온용 고망간강 LNG 저장탱크 등 수소 기반 시설 관련 EPC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플랜트 EPC를 더욱 전문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말레이시아 유력 국영 업체와 서호주 해상에 있는 비어 있는 유전·가스전을 탄소 포집 저장 시설로 바꾸는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