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진도군 조도 신전마을 어귀에 서 있던 수령 200년이 넘은 팽나무가 수명을 다한 것은 지난 7월 22일.
신전마을 김향록 이장은 조도에서 폐목을 활용해 작품활동을 하는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석산 진성영 작가에게 이 팽나무를 인계했다.
좋은 작품으로 승화시켜 달라는 뜻으로 넘겼다.
ADVERTISEMENT
신전마을 한 돌담에서 200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 온 거목 팽나무는 총 높이 11m, 둘레 1m다.
글자를 새긴 나무 길이는 2m 84cm이다.
ADVERTISEMENT
진 작가는 이 팽나무에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기고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

한글날에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는 그는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에서 비롯됐다"면서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거목에 혼(魂)을 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진 작가는 서각을 별도로 배운 적이 없다.
광주시에서 15년 넘게 서각 작품 활동을 하는 양우경 서각 작가의 구두상 조언을 몇 차례 받았을 뿐이다.
그는 고향 진도 조도로 귀향한 지 5년이 되면서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방치된 해양쓰레기를 활용해 '재생'이라는 화두로 빈티지 작품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ADVERTISEMENT
진 작가는 일명 '석산자연농원'에 폐목 및 생활 폐품을 이용한 '글밭'을 조성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