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 초청…"OTT 드라마 영화제 초청 놀라워"
정해인 "언어 장벽 중요하지 않아…안대 오래 써서 시력 나빠져"
'커넥트' 미이케 감독 "배우들과 말 안 통하니 작품 더 깊어져"
'일본 흑사회'(1999)와 '13인의 자객'(2011) 등을 연출한 일본 장르 영화의 대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정해인과 고경표, 김혜준 등 한국 대세 배우들과 합을 마쳤다.

미이케 감독은 7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조선호텔부산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커넥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제작진·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을 묻자 "일본에서보다 더 스트레스 없이 원활하게 촬영을 끝냈다"고 말했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인 커넥트 동수(정해인 분)가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쫓는 이야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드라마 시리즈를 선보이고자 지난해 시설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다.

6부작 드라마로 영화제에서 1∼3부가 먼저 공개됐다.

미이케 감독은 "배우들과 소통할 때는 통역과 '공통 대본'이 있었다"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오히려 더 깊이 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해석의 차이가 작품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커넥트' 미이케 감독 "배우들과 말 안 통하니 작품 더 깊어져"
배우들도 미이케 감독과 소통하는 데 있어 언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수 역을 연기한 정해인은 "촬영을 하며 나라와 언어 장벽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현장에 통역해주시는 분이 있었지만, 사실 감독님과 커뮤니케이션은 눈빛과 보디랭귀지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이 컷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류가 느껴졌고, 감독님은 제가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캐치해주셨다"며 "오히려 많은 대화는 필요 없었고, 다만 감독님이 위트가 넘치시는데 농담에 즉각 웃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우연한 계기로 커넥트의 눈을 가지게 된 진섭 역의 고경표와 커넥트의 비밀을 아는 동수 조력자인 이랑 역의 김혜준은 정해인의 답변에 웃으며 공감했다.

의사소통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 스태프가 동시에 진행하는 작업도 순조로웠다고 한다.

미이케 감독은 "코로나 환경이어서 작업 전에는 화상으로 회의를 했고, 촬영은 비자가 끝나는 날까지 하고서 일본으로 돌아갔다"며 "CG(컴퓨터그래픽)는 한국과 일본 스태프가 각각 하고 서로 확인하는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했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미이케 감독과 배우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를 공개하고,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즐거운 경험이라고 했다.

미이케 감독은 "OTT가 영화제까지 온 것이 기쁘고 놀랍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OTT 작품을 상영하는 만큼 (OTT 드라마가) 관객과 만나는 형태도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하는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경표 역시 "어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커넥트' 미이케 감독 "배우들과 말 안 통하니 작품 더 깊어져"
'커넥트'는 미이케 감독의 신작 장르물이란 점에서도 기대가 높다.

김혜준은 "독특한 소재와 장르물을 많이 만든 감독님의 스타일리시한 연출 방식이 만났다"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해인은 "감독님의 머릿속에 편집 방향과 콘티가 명확하게 있다고 느껴졌다"며 "필요하지 않은 컷은 과감하게 안 쓰시고, 집중해야 하는 컷은 집요하게 찍으시는 그 순간들에 배우로서 큰 에너지를 교감했다"고 말했다.

개성 강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쪽 눈을 빼앗겨 드라마 내내 안대를 착용하고 나오는 정해인은 "안대를 쓰고 연기를 하다 보니 시력이 조금 떨어졌다"며"계속 한쪽 눈으로만 보니 어지럽기도 하고, 거리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몇 번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많이 맞춰보면서 잘 넘어갔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12월 디즈니+에서 공개되며,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12일 오후 8시 한 번의 상영을 남겨뒀다.

'커넥트' 미이케 감독 "배우들과 말 안 통하니 작품 더 깊어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