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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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진했던 설탕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설탕 수출 세계 1위 국가인 브라질에서 설탕 생산량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6일(현지시간)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설탕 선물(2023년 3월물) 가격은 파운드(약 0.45㎏)당 18.46센트로 전장보다 0.51센트(2.84%) 상승했다. 지난 3일(17.42센트) 이후 3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상승률은 6.0%에 달한다.

설탕 가격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최근 5년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초 파운드당 17~18센트선이었던 설탕 가격은 지난 4월 파운드당 20.4센트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함께 가격이 꺾였다. 지난 7월 말에는 파운드당 17.40센트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할 때 설탕이 비싸지는 이유 [원자재 포커스]
설탕 가격이 꿈틀거리는 건 최근 하락세를 그렸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0%를 담당하는 OPEC+이 대규모 원유 감산 계획을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4거래일째 반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이 기간 11.27% 올랐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할 유인이 커졌다. 브라질은 세계 설탕 시장의 ‘큰손’이다. 2021추수연도 기준으로 세계 설탕 생산량의 23%를 담당한다. 수출량 기준 세계 점유율은 52%에 달한다.

브라질은 통상 사탕수수 수확량의 55%를 에탄올을, 45%는 설탕을 만드는 데 쓴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공장들은 상반기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설탕 수출을 줄이고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후 미 중앙은행(Fed)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자 브라질 공장들은 다시 사탕수수로 설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설탕 가격이 연저점을 기록한 이유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반등하면서 브라질의 사탕수수 공장들이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만드는 움직임이 최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