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승 코레일 사장(오른쪽)이 경부선 미호천 철교에서 시설점검 자율 비행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코레일  제공
나희승 코레일 사장(오른쪽)이 경부선 미호천 철교에서 시설점검 자율 비행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코레일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달 8일 충북 청주에 있는 경부선 미호천교에서 철도 교량 시설 정밀 점검이 벌였다. ‘대한민국 안전대전환’의 일환으로 진행된 점검은 흡사 첨단 정보기술(IT) 박람회장과도 같았다. 자율 비행 드론은 교각을 오르내리며 무인으로 균열 등의 손상을 감지했다. 수중 드론은 물속에서 교량을 지지하는 기초구조물을 진단했다. 음성인식 기반으로 점검을 자동화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기기인 스마트글라스도 선보였다. 코레일은 이날 점검에 사용한 모든 기기와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 안전과 점검에 필요한 자율 주행 드론, 스마트글라스, 다짐유닛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술 도입 속도는 KTX급”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안경 형태의 스마트기기다. 모든 동작이 음성인식 기반으로 움직인다. 검사와 판독, 데이터 송수신과 보고서 작성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올인원(일체형) 시스템이다.

작업자는 마치 SF영화처럼 눈앞에 보이는 액정 표시에 따라 시설을 점검한다. 옹벽, 배수시설, 사진 촬영 등 전문용어까지도 음성으로 명령만 하면 기기가 자동으로 동작한다. 측정은 물론 검사 결과까지 전송해 최종 보고서 행태로 작성한다.

기존 점검은 작업 전 자료조사부터 실사 측정, 시스템등록 등의 여러 단계를 작업자가 수기 입력하며 직접 진행했지만, 스마트글라스는 이를 한 번에 처리하고 중앙서버가 점검 이력까지 종합 관리한다.

철도시설물의 안전 점검에는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코레일은 2016년부터 넓은 강과 높은 곳에 있는 교량이나 산 비탈면 등 육안 조사가 어려운 현장에 드론을 띄워왔다.

최근에는 특고압 전기가 흐르는 위험한 구조물 검사에 드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스스로 비행하는 드론을 개발했다. 드론은 자율 비행 드론 기반 철도시설물 자동화 점검 시스템의 프로그램에 따라 철도시설물을 촬영한다. 이동식 통제 기지인 관제 차량에 점검 결과를 전송하면 인공지능(AI)이 이상 유무를 판별한다. 점검상황과 유지보수 기록이 중앙 서버에 통계화돼 점검 일정을 정하고 보강계획을 세우는 등 모든 이력을 자동으로 관리하도록 개발했다.

AI 기술도 철도 안전을 견인하고 있다. 코레일은 달리는 수도권 전철의 핵심 부품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고장 발생 주기를 예측하는 상태 기반 분석 자가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달부터 수도권 전철 2개 편성에 시범 적용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로 유지보수 작업도 새 전환을 맞고 있다. 코레일은 국내 최초로 선로 보수용 굴삭기 다짐유닛을 개발했다. 작업방식을 인력에서 기계로 대체하고 있다. 자갈로 채워진 선로는 열차가 운행하며 처지기 마련이다. 선로 높이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작업이 꾸준히 필요하다. 굴삭기 다짐유닛은 굴삭기의 삽 부분인 버킷 대신 네 개의 막대유닛을 달았다. 고강도 철제 막대는 선로를 지지하는 침목에서 자갈을 다진다. 우리 철도 환경에서 대형장비보다 신속하게 작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철도 안전이 최고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스마트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