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적 작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자전소설 대가 에르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소신대로 자전적 소설을 쓰며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로 불렸다.
특히 사회, 역사, 문학과 개인 간의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지난 50년간 자전적이면서 사회학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1940년 출생한 에르노는 노르망디 소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부엌에서 몸을 씻고 마당 구석의 화장실을 사용하고 다락방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빈곤한 환경에서 자랐다.
사립학교에 입학하면서 부모의 투박한 일상을 깨달은 그는 부모와 심리적 단절을 하며 열등감을 학업 성적으로 보상받으려 했다.
이후 그는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1971년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장롱'으로 등단했으며 '자전적·전기적·사회학적'인 글인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받았다.
1991년 발표한 '단순한 열정'은 에르노가 파리 주재 소련 대사관 직원인 연하의 유부남과 나눈 불륜담을 기록해 서술의 사실성과 선정성으로 윤리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돼 2020년 칸영화제에 진출했다.
에르노는 작품마다 자유로운 내면적 글쓰기를 병행했다.
10년 뒤 '단순한 열정'의 모티프가 된 일기를 모은 '탐닉'을 출간했다.
임신 중절 경험이나 평생을 프롤레타리아로 산 아버지의 삶을 소재로 하는 등 사회적 영역과 개인적 영역을 허문 독특한 글쓰기로 성적·계급적 억압에 맞섰다.
이외에도 대표작으로는 '부끄러움'과 '집착', '사진 사용법'을 비롯해 대담집 '칼 같은 글쓰기' 등이 있다.
2003년 그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됐으며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받았다.
2011년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