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
지난 4월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는 등 남태평양에서 친중 노선을 이어가며 미국, 호주 등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솔로몬제도의 마나세 소가바레 총리가 호주를 찾아 "태평양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소가바레 총리는 이날 캔버라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소가바레 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국가 안보를 해치고 태평양 국가들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솔로몬제도가 외국의 군사 시설로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로몬제도는 지난 4월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당초 알려진 협정문 초안에는 솔로몬제도가 중국 함정에 피항지를 제공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 기지를 세울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솔로몬제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소가바레 총리는 또 호주 정부가 2023년 퍼시픽 게임 자금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친절한 제안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솔로몬제도는 2023년에 열릴 태평양 도서 국가 스포츠 경기 '퍼시픽게임'을 유치해 재정 여력이 없다며 내년에 있을 총선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놓고 야당에서는 재정을 이유로 선거를 연기해 집권 연장을 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호주가 총선과 퍼시픽게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고, 소가바레 총리는 "우리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외국 정부의 직접적 내정 간섭"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화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가 가족처럼 모든 항목에서 항상 의견이 같지는 않겠지만 공통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의견이 같을 것"이라며 "호주는 솔로몬제도의 이익을 위한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지역의 안보와 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 후 호주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양국 관계와 기후 위기, '평화롭고 번영하며 회복력 있는 태평양'에 대한 열망을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