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위용…北 "정세 위협" 반발
북한의 중거리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를 떠나 태평양으로 향하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뱃머리를 다시 동해로 돌리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6일 공보문에서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오전 6시 1분께부터 6시 23분께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한국 입항에 반발하는 레이건호는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핵 항공모함으로, 2003년 7월 13일 취역했다.

미 7함대 소속으로 2017년 10월에도 부산 작전기지에 훈련 목적으로 입항했다.

5년 만에 한반도를 다시 찾은 것이다.

레이건호는 10만3천t급으로, 길이 333m, 폭 77m, 높이 63m 규모여서 '바다 위 도시'로 불린다.

수직으로 세우면 높이가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비슷한 330m 정도이며, 배수량은 9만6천t, 승무원은 5천여 명에 이른다.

비행 갑판 넓이는 축구장의 3배에 달한다.

원자로 2기를 갖추고 있어 한 번 연료를 채우면 20년 동안 연료 재공급 없이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F-18 호넷을 비롯해 레이더 교란용인 EA-6B 프롤러, 공중조기경보 항공기 E-2C, SH-60F, HH-60H 시호크 헬기 등 항공기 9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구축함 레이크 챔플레인, 폴해밀턴함 등과 함께 항모전단을 구성하고 있다.

레이건호가 대형 핵 항공모함이면서 항모강습단을 구성하고 있는 점이 북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F-35B 같은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가 탑재될 경우 유사시 동해에서 사전 징후 없이 평양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항모 전단의 위용만으로도 북한이 가질 공포의 정도를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도 북한은 레이건호를 '파철 덩어리'로 평가절하하면서 자신들의 공포심을 애써 숨기려는 모습이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그 어떤 떠다니는 군사기지도 파철 덩이로밖에 보지 않는 우리의 면전에서 가소롭게도 핵전쟁 불장난을 하는 괴뢰 군부 호전광들이야말로 제 살 구멍, 죽을 구멍도 가려보지 못하는 얼간 망둥이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조롱성 평가를 하면서도 레이건호 입항 이틀 후인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새 4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의 끈을 바싹 조이는 모습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정세가 항공모함 대 미사일 대결 구도로 가는 것 같다"며 "북한도 이제는 끌려가지 않고 대등하게 판을 끌고 가겠다는 방향으로 전략적 변화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오늘]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위용…北 "정세 위협" 반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