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 일대에 미사일이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민의 혈세로 운용되는 병기(兵器)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어제저녁 한미 연합군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지대지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의지였지만,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미사일은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낙탄했다"고 적었다.

권 의원은 "이로 인한 폭발과 섬광은 많은 강릉시민과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초래했고, 국민의 혈세로 운용되는 병기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면서 "낙탄 경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부터 해야 한다. 기계적 결함인지, 운용의 문제인지 검증에 검증을 더해달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군 당국이 사고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 발송 등 아무 안내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군의 대응 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며 "재난 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여전히 사고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릉은 군과 민이 함께 지켜온 대한민국 군사 요충지다. 1996년 무장 공비 침투사건 당시 40여 명의 사상자 가운데에는 민간인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며 "국방부와 공군은 군사요충지 강릉에 대해 더욱 각별하게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강릉 폭발 사고'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 캡처.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강릉 폭발 사고'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 캡처.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날 군 당국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지대지미사일을 발사하다가 강릉 일대에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전날 밤 공군 제18전투비행단(18비) 인근 사격장에서 한·미가 각각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와 현무 미사일 각 2발씩을 해상으로 발사하는 과정에서 현무-2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으로 낙탄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낙탄 사고로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파악 중이다.

이에 전날 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8비 인근에서 화재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이는 영상과 사진이 올라와 혼란이 빚어졌다. 훈련이라는 안내조차 받지 못했던 네티즌들 사이에선 "비행기가 추락한 거냐", "북한이 쏜 미사일인가", "불이라도 난 거냐", "훈련은 아니지 않겠나" 등의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한미의 지대지미사일 대응 사격 보도가 이날 오전 엠바고 사항이었던 점이 네티즌들의 불안과 궁금증을 키운 셈이다. 군은 이날 중 관련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