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멈추고 대피까지…北 미사일 통과에 열도 '발칵'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일본 열도가 한바탕 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4일 오전 7시 23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이 도호쿠 지역 북단에 있는 아오모리현 인근 상공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사일 발사(일본 정부 정보 기준 7시 22분께) 약 5분 후인 오전 7시 27분께 자국민에게 적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대응을 하라고 관련 행정기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의 속보와 전국순시경보시스템으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지방자치단체와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열도 동북단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주민에게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아울러 "미사일이 오전 7시 29분께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 관련해서 엠넷과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발령한 것은 5년 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 지역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도호쿠신칸센이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JR홋카이도도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고, 삿포로시의 지하철도 운행을 멈췄다가 재개했다.

해상보안청은 일본 주변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등에 주의를 당부하는 '항행 경보'를 발령했고, 국교교통성은 '항공 정보'를 발령해 항공 각사와 일본 주의를 운항하는 항공기에 주의를 당부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삿포로시 소재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등교 시간을 30∼45분 늦췄다. 홋카이도 오비히로시 교육위원회는 학부모에게 "지각해도 무방하니 침착하게 등교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시내 일부 학교는 자체적으로 집에서 대기하라고 연락하기도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1998년 8월(도호쿠·이하 통과 지역) 처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이후 2009년 4월(도호쿠), 2012년 12월(오키나와), 2016년 2월(오키나와), 2017년 8월(홋카이도), 2017년 9월(홋카이도와 도호쿠 사이)에 각각 통과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