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모빌리티·신재생에너지·반도체가 다음 상승장 주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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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현재는 악재 선반영돼…연말로 갈수록 하락폭 제한될 것”
“3년 이상 지속될 글로벌 산업 변화에서 주도주 찾아야”
“변동성 큰 한국 증시…매크로보단 산업·기업 분석이 중요” 공격적인 통화긴축 공포에 증시가 무너졌다가 10월 첫 거래일에 강하게 반등했다. 예상을 밑돈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긴축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 덕이었다. 여전히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공포에 휘둘리는 모습이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 본부장은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해 “증시에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반영됐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과 종목 선정에 대해서는 “3년 이상 유지될 구조적 변화의 수혜를 받는 산업에서 주도주를 찾아야 한다”며 전기차·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반도체 업종까지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차별화되며 지속성이 있는 산업으로 꼽았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하락장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현재 증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요?
“지금 미 Fed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경제성장을 희생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유럽 각국을 비롯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인플레이션과 강한 매파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ed의 긴축으로 인한 경기의 둔화 또는 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면서도, 연준 위원의 완화적 멘트나, 예상을 밑돈 경제지표가 나오면 주가가 반등하기도 합니다. 향후 연준의 행보를 예상해본다면요?
“8월 잭슨홀 미팅,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의 고강도 긴축의지가 계속 확인됐습니다. 물론 금리 상승세가 완화되면 주가 하락세도 단기적으로 진정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고려할 것은 지속 가능성과 신뢰성입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이며, 기준금리를 11월 FOMC에서도 75bp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12월 이후 금리인상 속도 완화는 결국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하향 안정화되느냐에 달려있고, 안정화가 되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쉽게 가지면 안 됩니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의미 있게 둔화돼 지속되는 시점을 Fed의 입장이 바뀔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시스템 리스크’도 거론되기 시작했는데요.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달러 가치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국가의 경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 정도를 보면 심각하기도 합니다. 실제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 레벨로 보면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같은 리스크를 반영한 하단부근까지 반영된 상황입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을 이미 시장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우려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은행들 역시 과거와 달리 자산건전성과 부채 수준 역시 양호한 상황입니다. 증시에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그럼 약세장이 언제쯤 끝나겠습니까?
“약세장의 원인이 해소되는 시점을 주목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증시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유동성과 환율의 변동성을 일으키는 부분 △러시아 사태로 인해 원자재 가격과 물류 변동성이 크게 상승한 부분 △중국이 아직 코로나로 인해 경제활동을 정상화하지 못한 부분 등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현재 비중으로 첫번째 인플레이션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을 하고 있고요. 증시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을 보면 인플레이션 요인을 선반영한 측면이 강합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약화될 겁니다. 나머지 두 가지 요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경제봉쇄로 인한 부정적 영향 역시 시간을 두고 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연말로 갈수록 증시의 하락폭이 제한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겠지만, 수요의 구조적인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V자 반등보다는 저점이 완만히 상승하는 모습이 예상됩니다.” ▷이럴 때 업종이나 종목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장이 약세장일 때는 단순 기대감보다는 실질적인 자산가치 및 실적 가시성이 높은 산업과 기업 위주로 차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도 연초부터 약세장이었지만 엔터주, 소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위산업·원자력발전)이라고 불리는 주도군 안에서 일부 종목들은 시장 대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다같이 오를 때는 주식에 대한 노출도와 베타(민감도)가 얼마나 큰 것이냐가 중요하다면, 하락장에서는 주가가 차별화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분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현재 주도주로 꼽히는 종목들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할 텐데요.
“지금까지 주도주들의 특징은 산업의 사이클이 상승하는 가운데 펀더멘털 관점에서 강력한 실적성장이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모습은 항상 글로벌 산업의 변화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과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수혜를 받았던 조선과 화학 등 업종, 중국의 대규모 소비 수혜가 기대되었던 화장품,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을 때는 플랫폼과 데이터센터 확장의 수혜를 받았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종목들이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현재 상황을 보면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기술 경쟁력이 있는 산업,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높은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산업, 대규모 투자 관점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활성화하려는 움직임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1-2년짜리가 아닌 3년 이상 지속될 구조적인 변화라면 그 수혜가 기대되는 산업 안에서 주도주를 찾아야 합니다. 주도주는 실적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기업들과 크게 차별화되고 지속성도 있습니다. 추려보면 반도체, 전기차·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안에서 시장점유율, 수익성, 기술력 등의 관점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아내야 합니다.”
▷국제적인 정치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도 재편돼가고 있습니다. 수출 중심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도 영향을 크게 받을 것 같습니다.
“일부 피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분명 기회도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중국이 아닌 국가들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핵심 산업의 경우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쟁국가의 기술력 등에 대해 견제와 압박을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입장에 따라 해당국가의 수요 변동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진 제품이라면 충분히 부정적 영향이 상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대규모 공급망이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기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기업의 생산기지가 되기 위한 설비투자 행보를 이어가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향후 유망하다고 보는 산업이 있을까요?
“한국이 글로벌에서 시장지배력과 핵심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구조적인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와 같이 일시적인 경기사이클 둔화로 인해 조정을 받은 산업에서 관심을 둡니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산업이죠. 지금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수요 둔화 우려로 분명 투자심리와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IT 산업의 전방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겁니다. 또 공급측면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현재는 사이클 하락기에 있지만 내년 2분기가 지나면서 업사이클에 진입할 걸로 예상됩니다.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향후 전방 수요 및 경쟁력에서도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메모리 파운드리 업종 역시 유망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사태 충격의 회복 과정 이후 주식 투자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높아졌습니다. 주식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주식 시장에 남아 있겠다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한국 주식시장에는 수출이 주력인 산업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매크로 영향을 크게 받죠. 또 IT, 자동차 등의 주력 산업들이 대부분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나타냅니다. 주가 측면에서 접근하면 항상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시황은 항상 변하고 있고, 속도 역시 빠릅니다. 이에 매크로의 경우 큰 방향성만 염두에 두고 산업의 변화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공부를 통해 투자 풀을 확대하는게 중요합니다. 한 가지 산업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을 공부하면서 그물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 놓는다면, 그만큼 물고기를 잡을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오픈 인터뷰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현재는 악재 선반영돼…연말로 갈수록 하락폭 제한될 것”
“3년 이상 지속될 글로벌 산업 변화에서 주도주 찾아야”
“변동성 큰 한국 증시…매크로보단 산업·기업 분석이 중요” 공격적인 통화긴축 공포에 증시가 무너졌다가 10월 첫 거래일에 강하게 반등했다. 예상을 밑돈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긴축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 덕이었다. 여전히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공포에 휘둘리는 모습이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 본부장은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해 “증시에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반영됐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과 종목 선정에 대해서는 “3년 이상 유지될 구조적 변화의 수혜를 받는 산업에서 주도주를 찾아야 한다”며 전기차·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반도체 업종까지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차별화되며 지속성이 있는 산업으로 꼽았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하락장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현재 증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요?
“지금 미 Fed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경제성장을 희생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유럽 각국을 비롯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인플레이션과 강한 매파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ed의 긴축으로 인한 경기의 둔화 또는 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면서도, 연준 위원의 완화적 멘트나, 예상을 밑돈 경제지표가 나오면 주가가 반등하기도 합니다. 향후 연준의 행보를 예상해본다면요?
“8월 잭슨홀 미팅,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의 고강도 긴축의지가 계속 확인됐습니다. 물론 금리 상승세가 완화되면 주가 하락세도 단기적으로 진정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고려할 것은 지속 가능성과 신뢰성입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이며, 기준금리를 11월 FOMC에서도 75bp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12월 이후 금리인상 속도 완화는 결국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하향 안정화되느냐에 달려있고, 안정화가 되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쉽게 가지면 안 됩니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의미 있게 둔화돼 지속되는 시점을 Fed의 입장이 바뀔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시스템 리스크’도 거론되기 시작했는데요.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달러 가치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국가의 경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 정도를 보면 심각하기도 합니다. 실제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 레벨로 보면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같은 리스크를 반영한 하단부근까지 반영된 상황입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을 이미 시장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우려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은행들 역시 과거와 달리 자산건전성과 부채 수준 역시 양호한 상황입니다. 증시에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그럼 약세장이 언제쯤 끝나겠습니까?
“약세장의 원인이 해소되는 시점을 주목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증시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유동성과 환율의 변동성을 일으키는 부분 △러시아 사태로 인해 원자재 가격과 물류 변동성이 크게 상승한 부분 △중국이 아직 코로나로 인해 경제활동을 정상화하지 못한 부분 등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현재 비중으로 첫번째 인플레이션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을 하고 있고요. 증시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을 보면 인플레이션 요인을 선반영한 측면이 강합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약화될 겁니다. 나머지 두 가지 요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경제봉쇄로 인한 부정적 영향 역시 시간을 두고 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연말로 갈수록 증시의 하락폭이 제한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겠지만, 수요의 구조적인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V자 반등보다는 저점이 완만히 상승하는 모습이 예상됩니다.” ▷이럴 때 업종이나 종목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장이 약세장일 때는 단순 기대감보다는 실질적인 자산가치 및 실적 가시성이 높은 산업과 기업 위주로 차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도 연초부터 약세장이었지만 엔터주, 소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위산업·원자력발전)이라고 불리는 주도군 안에서 일부 종목들은 시장 대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다같이 오를 때는 주식에 대한 노출도와 베타(민감도)가 얼마나 큰 것이냐가 중요하다면, 하락장에서는 주가가 차별화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분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현재 주도주로 꼽히는 종목들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할 텐데요.
“지금까지 주도주들의 특징은 산업의 사이클이 상승하는 가운데 펀더멘털 관점에서 강력한 실적성장이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모습은 항상 글로벌 산업의 변화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과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수혜를 받았던 조선과 화학 등 업종, 중국의 대규모 소비 수혜가 기대되었던 화장품,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을 때는 플랫폼과 데이터센터 확장의 수혜를 받았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종목들이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현재 상황을 보면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기술 경쟁력이 있는 산업,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높은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산업, 대규모 투자 관점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활성화하려는 움직임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1-2년짜리가 아닌 3년 이상 지속될 구조적인 변화라면 그 수혜가 기대되는 산업 안에서 주도주를 찾아야 합니다. 주도주는 실적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기업들과 크게 차별화되고 지속성도 있습니다. 추려보면 반도체, 전기차·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안에서 시장점유율, 수익성, 기술력 등의 관점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아내야 합니다.”
▷국제적인 정치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도 재편돼가고 있습니다. 수출 중심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도 영향을 크게 받을 것 같습니다.
“일부 피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분명 기회도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중국이 아닌 국가들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핵심 산업의 경우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쟁국가의 기술력 등에 대해 견제와 압박을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입장에 따라 해당국가의 수요 변동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진 제품이라면 충분히 부정적 영향이 상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대규모 공급망이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기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기업의 생산기지가 되기 위한 설비투자 행보를 이어가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향후 유망하다고 보는 산업이 있을까요?
“한국이 글로벌에서 시장지배력과 핵심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구조적인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와 같이 일시적인 경기사이클 둔화로 인해 조정을 받은 산업에서 관심을 둡니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산업이죠. 지금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수요 둔화 우려로 분명 투자심리와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IT 산업의 전방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겁니다. 또 공급측면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현재는 사이클 하락기에 있지만 내년 2분기가 지나면서 업사이클에 진입할 걸로 예상됩니다.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향후 전방 수요 및 경쟁력에서도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메모리 파운드리 업종 역시 유망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사태 충격의 회복 과정 이후 주식 투자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높아졌습니다. 주식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주식 시장에 남아 있겠다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한국 주식시장에는 수출이 주력인 산업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매크로 영향을 크게 받죠. 또 IT, 자동차 등의 주력 산업들이 대부분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나타냅니다. 주가 측면에서 접근하면 항상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시황은 항상 변하고 있고, 속도 역시 빠릅니다. 이에 매크로의 경우 큰 방향성만 염두에 두고 산업의 변화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공부를 통해 투자 풀을 확대하는게 중요합니다. 한 가지 산업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을 공부하면서 그물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 놓는다면, 그만큼 물고기를 잡을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