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일본열도 통과해 4천500㎞ 비행…미군전력 억제능력 과시도
北, 괌타격권 IRBM 최대사거리 발사…美증원전력 겨냥 등 노림수
북한이 4일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넘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그 의도와 배경이 주목된다.

이날 발사한 IRBM은 고도 970㎞로 4천500여㎞를 비행, 제원상으로 보면 '화성-12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IRBM의 비행거리로 볼 때 최대 사거리로 발사해 결과적으로 주일미군 기지를 포함해 미국령 태평양 괌까지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에서 미국령 괌까지의 거리는 3천400여㎞이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발진하는 기지 뿐 아니라 한반도 인근으로 접근하는 미군 전력을 겨냥한 전략 도발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올해 1월에 발사했던 IRBM과 달리 이번엔 구현 가능한 사거리로 실제 발사하면서 태평양의 미국 전력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번 미사일은 2017년과 올해 초 발사한 IRBM 화성-12형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17년 5월 14일과 올해 1월 30일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두 차례는 모두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각 700㎞, 800㎞ 정도로 조절한 바 있다.

고도는 두 차례 모두 2천㎞ 이상으로 솟구쳤다.

북한이 2017년 9월 15일 쏜 화성-12형은 고도 770㎞, 비행거리 3천700㎞로 탐지돼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날 미사일 발사와 가장 유사한 제원을 보였고, 이번 발사가 당시보다 고도, 거리 등에서 한층 더 나아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비행시간, 통과 지점, 고도, 거리를 볼 때 지금까지 화성-12형을 가장 멀리 쏜 것이고, 북한이 정상 각도로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먼 거리를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IRBM 화성-12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 시 최대 4천500㎞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이번에 IRBM을 최대 사거리로 쏘아 핵탄두 탑재 B-52H 전략폭격기 등 괌에 배치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의도도 있어 보인다.

아울러 한반도로 전개될 미군 증원전력을 충분히 억제·제압할 수 있다는 능력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9월 15일 이후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넘어가게끔 미사일을 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은 일본의 반발을 무시하면서 괌뿐 아니라 일본에 배치된 미군 전력에 대해서도 위협을 가한 셈이다.

IRBM은 미국의 분류 기준상 사거리 3천∼5천500㎞의 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 1천∼2천500㎞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보다 사거리가 길고, 5천5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짧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