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청률 기록…"순둥순둥한 출연진이 가장 큰 매력"
강궁 PD·윤알음 작가 과거 '아빠! 어디가?' 등 함께 작업…"아이들 관찰하며 예능 배웠죠"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꿀노잼이다'(재미있음을 뜻하는 신조어 '꿀잼'과 재미없음을 뜻하는 '노잼'의 합성어)였어요.

이게 욕인가요 칭찬인가요? (웃음)"(강궁 PD)
배우 네 명의 유럽 여행기를 잔잔하게 담아낸 tvN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이 요즘 웬만한 드라마보다 높은 자체 최고 시청률 5.6%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종영을 기념해 연출을 맡은 강궁 PD와 윤알음 메인작가를 최근 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에서 만났다.

윤 작가는 "이렇게 많은 분이 사랑해주실지는 몰랐다"며 "여행을 그리워하시던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실지, 뻔하다고 생각하실지 걱정과 기대가 반반이었다"고 했다.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텐트 밖은 유럽'은 배우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운전해서 여행하며 캠핑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제작진은 여행을 색다른 방법으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강 PD는 "여행지를 소개해주기보다 여행의 순간들을 담아내서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여행의 대부분을 채우는 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그 과정이지 목적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까지 렌터카로 운전하고, 캠핑 짐을 메고 이탈리아 토스카나 평원을 트래킹하는 모습 등을 비중 있게 담았다.

강 PD는 "낯선 나라에서 길을 찾고 운전하다 샛길로 빠지는 경험 등이 나중에 기억에 남을 큰 도전이자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며 "보통 예능 프로그램들은 제작진이 앞서서 출발하고 출연진이 뒤따라 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저희는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서도 출연진에 모든 것을 맡겼다"고 밝혔다.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텐트 밖은 유럽'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출연진 사이의 호흡이다.

순둥순둥한 성격의 출연진은 긍정적인 태도로 서로를 배려하며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유럽에 도착한 첫날 천둥과 번개가 치며 비가 내리자 이들은 "걸어도 비 맞고, 앉아도 비 맞는다"며 길거리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캠핑장 인근에서 밤새 울어대는 공작새 때문에 잠을 설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강 PD는 "예상치 못한 난관이 많았는데 출연자들이 단 한 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다"며 "8시간 넘게 운전할 때도 있었는데 가는 내내 장난을 치고 떠들더라"고 감탄했다.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윤 작가는 "출연진 서로도 배려를 많이 했지만, 제작진까지 챙겨주셨다"고 덧붙였다.

방송에서 유해진은 조깅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뛰는 스태프를 위해 카메라를 번갈아 가며 나눠 들거나, 햇볕이 뜨거운 날 알프스 빙하가 녹은 호수에서 수영하다 말고 나와서 강 PD를 먼저 입수시킨다.

"사람들은 보통 현지인들의 여유를 바라보며 부러워하잖아요.

근데 유해진 씨는 호숫가에서 조깅하다가 현지인처럼 물에 들어가서 수영을 해요.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주저하고 망설이는 선을 쓱쓱 넘으며 살아오셔서 지금의 그런 매력적인 사람이 된 게 아닐까요?"(강 PD)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강 PD와 윤 작가는 MBC 예능 '아빠! 어디가'(2013) 때부터 함께 동고동락하며 작업해 온 사이. 인기리에 시즌 3까지 방송된 tvN '바퀴 달린 집'도 이들의 합작품이다.

윤 작가는 "처음 저희가 '아빠! 어디가'를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관찰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첫 관찰 대상이 상황을 유도하거나 연출할 수 없는 아기들이었다 보니 그때의 경험이 다져져 지금까지도 인위적인 연출보다는 최대한 출연자가 어우러져 나오는 상황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
강 PD는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다"면서 "출연진의 본모습이 나오고 시청자들이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깨알같이 편집해서 담아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텐트 밖은' 제작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는 예능이 목표"
tvN은 '바퀴달린 집' 시즌 4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텐트 밖은 유럽'의 시즌 2도 제작하게 될 것 같다는 제작진에게 앞으로 새롭게 기획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없는지 물었다.

강 PD는 "시청자분들이 스스로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며 "출연자 본인들에게도 평생의 추억이 될 만큼 감흥이 큰 순간들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부모님께 사랑받고, 어린아이를 예뻐했던 기억을 되짚어볼 수 있기를 바랐고, '바퀴달린 집'을 보며 집에 놀러 온 친구를 대접하며 보냈던 시간을 추억하기를 바랐어요.

'텐트 밖은 유럽'은 여행 중 잠깐의 순간들이 떠오르기를 바라며 제작했습니다.

떠올리고 싶을 행복한 순간들이 또 뭐가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강 PD)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