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전력 때문에 자연환경에 끼치는 피해가 원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못지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영국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린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작년 비트코인 채굴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경제적 비용이 개당 1만1300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에서 작년까지 누적 비용은 총 120억달러에 달했고 이 기간 탄소배출량은 126배로 급증했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시장가치의 약 35% 규모로 원유에서 휘발유를 추출(41%)하거나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46%)하는 등 환경 오염이 심한 기존 굴뚝 산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기후 피해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환경 오염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시장가치의 4%에 불과한 금보다 원유에 훨씬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나 원유에 비교하는데 이를 비꼰 표현이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작년 비트코인 채굴에 쓰인 전력량은 오스트리아나 포르투갈 같은 나라의 전체 사용량보다 많았다”며 “친환경 채굴은 암호화폐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