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경기지역 환자 늘고 그 외 지역 환자는 줄어
정부출연기관으로 연간 900억원이 넘는 국고지원을 받는 국립암센터가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지역병원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받은 내원환자 거주지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암센터를 찾은 환자 10명 중 3명이 이 병원이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국립암센터를 찾은 환자는 총 60만5천769명인데 이중 20만616명(33.1%)이 고양시 주민이었다.

고양시를 포함한 경기도에 사는 주민은 37만9천66명, 비율은 62.6%에 달했다.

서울 거주 환자는 6만6천149명(10.9%), 인천 거주 환자는 5만7천287명(9.5%)였고 이외 지역 환자는 모두 합쳐도 10만3천267명(17.0%)에 불과했다.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전체 환자 수가 2.4% 느는 동안 고양시와 경기도 다른 지역 환자 수는 각각 10.5%, 7.6% 급증했지만 서울과 기타지역 거주 환자는 오히려 12.7%. 7.0% 줄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국립암센터는 국립암센터법에 따라 전문적인 암 연구와 암 환자 진료를 통해 국민 보건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국립암센터에는 작년에만 예산의 19.5%에 해당하는 902억2천5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됐다.

이는 2017년 국고지원금 645억9천400만원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 암 분야 진료와 연구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전국적인 암전문기관으로 설립됐지만 서울과 비수도권 환자들의 선호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국고지원금 증가에 맞춰 국립암센터도 제 역할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기관인 만큼 전국의 암 환자가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돼야 한다"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암 환자에게 외면받는 사유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