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꽃', 메타버스에 어울려"…부천국제만화축제 '이:세계로의 출발' 집담회
이현세 "AI프로젝트 준비중…사후에도 내 그림체로 작품 나오길"
"이현세 AI(인공지능) 프로젝트라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거든요.

궁극적인 목표는 제가 이 세상에 없어도 만약 여전히 살아있고 쭉 성장했다면 이런 그림체로, 이런 작업을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것을 '이현세 AI'가 (구현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
한국 대표 만화가 이현세(66) 작가는 1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 집담회 '이:세계로의 출발'에서 AI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이 작가의 과거 작업을 디지털에 맞게 편집하고 채색을 하며 사진을 이현세 그림체로 전환하는 AI 기술 등을 적용하고, 더 나아가 2050년에도, 그 이후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현세의 그림체와 세계관을 발전시켜서 작품을 계속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작가는 "어떤 면에서는 제가 영생을 꿈꾸던 것이 들킨 것 같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이현세 "AI프로젝트 준비중…사후에도 내 그림체로 작품 나오길"
AI기술로 작화 작업이 일정부분 대체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그림을 좀 못 그려도 누구나 만화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라면서 "참 멋지기도 한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통제하기 힘들고, 정말 예술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부분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예술가 1명보다는 AI를 잘 쓰고, 40∼50명의 작가가 함께 덤비는 것이 유리하다"며 "또 그럴 때 저작권은 누가 갖겠느냐. 개인은 콘텐츠를 결정할 권리가 없고 회사가 다 다루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현실)에 적용하기에 적합할 법한 자신의 작품으로는 '황금의 꽃'을 꼽았다.

이 작가는 "아바타와 가상세계가 나오고, 가상 인격체가 모여서 거대한 인격체를 이뤄서 인간을 지배하는 이야기"라며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를 적용해서 작업하면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1979년 베트남전쟁을 다룬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이후 '공포의 외인구단'(1982), '떠돌이까치'(1987), '남벌'(1994), '천국의 신화'(1997) 등 한국 만화의 대표작들을 만들었다.

현재는 네이버 웹툰에서 '늑대처럼 홀로'를 연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