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태풍 피해로 가동이 중단된 포항제철소를 내년 1분기까지 완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지난 15일 압연라인 지하 설비에 쌓인 진흙과 펄을 제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는 태풍 피해로 가동이 중단된 포항제철소를 내년 1분기까지 완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지난 15일 압연라인 지하 설비에 쌓인 진흙과 펄을 제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받은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가 내년 1분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당초 연말까지 3개월 내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불과 2주 만에 뒤바꾼 것이다.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은 연말까지 가능하지만 태풍 피해 이전 수준으로 공장이 정상화되는 시점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다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항제철소 18개 공장 중 13개가 연내 정상화되고 나머지 공장은 내년 1분기 정도에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철소 정상화에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도 “나머지 5개 공장을 태풍 이전 수준으로 정상 가동하는 것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산업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포스코가 올 연말까지 3개월 내 포항제철소를 정상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16일 ‘3개월 내 포항제철소 정상가동 추진’이란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다. 이달 말 1냉연과 2전기강판, 다음달 1열연과 2·3후판, 11월 1·4선재 및 2냉연, 12월 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공장을 재가동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3개월 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태풍 피해를 놓고 산업부와 포스코 간 진실 공방이 가열되기도 했다. 당시 산업부는 포스코가 제철소 피해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포스코 열연2공장은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스테인리스 등 다른 부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변압기를 일본에서 주문하고 들여오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는 게 정부 설명이었다. 그러자 포스코는 즉각 반발했다. 정부가 밝힌 ‘6개월’이라는 정상화 기간 근거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열연공장 하부 보수가 어려울 경우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의 변압기와 모터 등 설비를 이전해 설치하면 연내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당초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상화’에 대한 정부와 포스코의 시각이 다를 뿐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초 제시한 3개월 내 정상화는 국내 철강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 공급을 할 수 있는 수준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지금까지 내놓은 공식 입장문에 이 같은 내용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정상화에 대한 인식 차를 이용해 태풍 피해를 고의로 축소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다음달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포스코의 부실한 수해 대응 및 거짓 해명에 대한 추궁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정우 회장은 다음달 4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