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더 존' 아시아서 호평…"국가 간 문화 장벽 넘어야"
넷플릭스도 하반기 '솔로지옥2' 등 공개…공감대 형성 쉬운 음악·연애 예능 주목
K-예능 쏟아내는 OTT…세계서 통하는 '웃음 코드' 찾아낼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TV와 맞먹는 콘텐츠 유통채널로 자리를 잡으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29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하반기 앞다퉈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디즈니+는 유재석, 이광수, 유리가 좀비 떼의 습격 등 인류를 위협하는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4시간을 버텨내는 과정을 담은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이하 '더 존')를 이달부터 순차 공개하고 있다.

기존 버라이어티 예능이 '탈출'에 초점을 맞춰 출연자들이 미션을 수행했다면, '더 존'은 '버티기'로 미션의 목표를 뒤집었다.

전 세계가 겪은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한 콘셉트다.

인기 예능 '런닝맨'의 원조 멤버인 유재석과 이광수의 조합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아시아권에서 '런닝맨'이 인기를 끌었던 덕인지 '더 존'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있었다.

연출을 맡은 조효진 PD는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회차가 쌓일수록 해외 쪽 반응이 좋아진다고 들었다"며 "팬데믹을 우리만 겪은 게 아니다 보니 해외에서도 통하는 소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을 인류 대표로 설정했는데, 이는 히어로가 아닌 보통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극한 상황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버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위로받으면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OTT 예능은 '글로벌 공감대'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주타깃이 국내 시청자라 하더라도 해외 시청자에게도 프로그램이 공개되는 만큼 드라마 '오징어 게임' 같은 글로벌 히트작이 나오지 못한다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각국의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비교적 쉽게 공감대를 쌓을 수 있는 음악 예능이나 연애 예능이 주목받고 있다.

K-예능 쏟아내는 OTT…세계서 통하는 '웃음 코드' 찾아낼까
디즈니+는 다음 달 5일 첫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핑크라이'를 선보인다.

'핑크라이'는 거짓말을 하는 남녀가 한 공간에서 지내며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출연진은 각자 숨기고 싶은 사실 하나에 대해서만 거짓말을 할 수 있다.

틈틈이 새 예능을 내놨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넷플릭스가 재미를 본 프로그램도 연애 예능 '솔로지옥'이다.

넷플릭스는 시즌2로 그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솔로지옥2'는 출연자들의 촬영을 마치고 스튜디오 녹화 및 후반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솔로지옥2' 외에도 오리지널 예능을 줄줄이 공개한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프로그램은 음악 예능 '테이크 원'(Take 1)이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임재범, 박정현, 비, 그룹 악동뮤지션, 마마무 등이 직접 '꿈의 무대'를 만드는 과정을 담는다.

몸매에 자신 있는 남녀 100명이 펼치는 서바이벌 '피지컬: 100'과 유재석·이광수·김연경이 전국 방방곡곡의 장인을 찾는 '코리아 넘버원'도 선보인다.

OTT가 예능 프로그램들을 쏟아내면서 K-예능에서도 글로벌 흥행작이 탄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에서 예능이 성공하려면 아무래도 글로벌 마인드에 대한 것들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며 "로컬(현지) 색을 버리면 안 되겠지만 해외에서도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그런 코드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PD 역시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건 우리나라 시청자들이지만, 해외 시청자들과 공감의 폭을 좁히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며 "직관적이고 단순한 웃음 코드로 해외 시청자들과 같이 호흡한다면 K-예능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예능 쏟아내는 OTT…세계서 통하는 '웃음 코드' 찾아낼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