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안성 카페·경로당 찾아 피서…배 농가 4~5일 앞당겨 수확
18일까지 더위 지속 전망…경기도 이달 말까지 폭염종합대책 가동

경기 안성시와 평택시에 16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9월 중순임에 이례적인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더위를 식히는 데 여념이 없었다.

11년만에 9월 중순 폭염특보…초가을 늦더위에 시민들 '땀 뻘뻘'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광주·충청·경기남부 등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9월 폭염주의보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9월 중순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한여름 같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평택시와 안성시 내 식당과 카페에서는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몰렸다.

이날 오후 평택시 죽백동 한 카페를 찾은 김모 씨는 "예년 이 계절이면 따뜻한 커피를 주로 마시는데 오늘은 여름처럼 더워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고 말했다.

안성시 연지동에서 한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도 "가을인데도 덥다 보니 냉면과 같이 시원한 메뉴 주문이 한여름이랑 비슷한 수준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보통 이맘때쯤이면 에어컨을 잘 틀지 않았는데 올해는 여름철이랑 마찬가지로 21도 정도로 맞춰 운영시간 내내 틀어두고 있다"고 했다.

11년만에 9월 중순 폭염특보…초가을 늦더위에 시민들 '땀 뻘뻘'
경로당을 찾아 더위를 피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이날 평택시 가재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을 찾은 문모(79) 씨는 "전기료가 많이 나올까봐 될 수 있으면 에어컨을 켜지 않으려고 하는데 점심때가 가까워지면서는 창문을 열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에어컨을 잠시 켜놨다"며 "경로당에 노인 10명 정도가 있는데 안에 함께 있다가 밖이 조금 시원해지면 나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내 옷가게 중에서도 여름철 매장에 내놓았던 반소매와 반바지를 여전히 꺼내둔 곳들이 많았다.

평택시 통복동의 한 여성 옷가게 사장은 "원래 9월 중순에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져 얇은 긴 소매 옷이나 카디건 류가 많이 팔리는데 올해는 더위가 오래 가서 아직 긴소매보다는 반소매 옷을 찾는 분이 더 많다"고 했다.

평택시 고덕면에서 구제 의류를 판매하는 김모(70) 씨도 "날씨가 계속 더워서 가판에 올려둔 여름옷들을 지금까지 그대로 놔뒀다"고 했다.

평소보다 더워진 날씨에 이 지역 농가들은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안성시 일죽면의 한 배 농장도 수확 시기를 4∼5일 앞당기기로 했다.

농장주 이모 씨는 "이 시기쯤 되면 선선해야 하는데 오늘은 한여름처럼 더운 것 같다"며 "수확 철 땡볕은 당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자칫 경도(딱딱한 정도)를 낮출 수 있어 수확 날짜를 며칠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년과 비교해 나흘가량 앞당긴 오는 27일부터 인력 15명을 고용해 배 수확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동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동풍의 영향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18일까지 태백산맥 서쪽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도는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대비책을 담은 폭염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해당 시·군 지자체가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거나 방문해 확인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무더위 쉼터 등도 상시 개방한다.

도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당분간 고온으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물을 자주 섭취하고 실내에서는 통풍이 잘되도록 환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