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면담 '경제' 화두…金 "신재생 에너지·전기차 배터리 협력 강화"
코스타 총리 "한국 자동차회사들과 일하고 싶다…포르투갈에 투자해달라"

"한국 사람들의 '빨리 빨리' 정신이 포르투갈어로 표현하면 '하피두(rapido)'다.

공장 증설이 빨리빨리 진행되게 하피두 정신으로 도와달라"
포르투갈을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면담하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한 말이다.

풍력타워 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작년에 포르투갈에 진출한 'CS윈드'의 포르투갈 법인장이 김 의장이 마련한 포르투갈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을 김 의장이 불과 2시간 뒤 열린 포르투갈 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 곧바로 건의한 것이다.

문 법인장은 간담회에서 "CS윈드가 포르투갈 내 2개 사업장에서 포르투갈 사람 500여명을 고용해서 사업 중인데, 포르투갈에서 최근 1억5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면서 공장을 늘리려 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 승인은 받았는데 지방정부에서 문제가 생겨서 1억5천만달러 투자를 받은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조금 있다가 포르투갈 총리를 만날 테니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답했고, 실제 2시간 이후 시작된 면담에서 이야기를 꺼냈다.

김 의장은 "CS윈드가 포르투갈 여러 곳에 풍력발전을 계획하고 있고 땅을 매입하고 중앙 정부하고는 허가를 마쳤다.

그런데 지방정부의 이행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한국 사람들의 '빨리빨리' 정신이란 게 있다.

포르투갈어로 '하피두 하피두' 정신으로 도와주실 것을 건의한다"고 했다.

그러자 코스타 총리는 김 의장에게 "CS윈드 회사에 대해 메모해놓고 있다"며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CS윈드가 어느 지방정부와 연관 있는지 알아보고 돕도록 하겠다"고 했다.

코스타 총리는 "지금 포르투갈은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관련 완화를 위해 법령을 개정 중이다.

그 법령의 모토가 '하피두 하피두', '빨리빨리 정신'이다"라고 소개하며 공감을 표했다.

포르투갈서 韓기업 챙긴 김의장…총리에 "빨리빨리 정신으로"
이날 김 의장과 코스타 총리의 약 30분에 걸친 면담 대부분은 '경제' 이야기에 집중됐다.

김 의장은 양국의 관광 활성화를 비롯해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해양 협력 확대를 포르투갈 측에 제안했고, 코스타 총리는 한국 기업이 포르투갈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줄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 요청했다.

김 의장은 "포르투갈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선도국가로서 태양광, 풍력산업 고도화 및 청정수소 생산 공급기반 마련을 통한 양국 기업들이 서로 교류하고 투자하고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포르투갈의 풍부한 리튬 매장량을 기반으로 배터리, 전기차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도 이어졌다.

김 의장은 해양 협력과 관련, "양국은 전통적 해양강국의 해양오염,수산자원 감소 등 바다를 둘러싼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포르투갈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코스타 총리는 "포르투갈은 에너지, 디지털, 자동차, 해양 분야 등에서 좋은 여건을 갖고 있으며 한국이 포르투갈에 투자하면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포르투갈은 지리적 위치가 좋아 한국이 유럽시장 진출에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에 좋다"고 했다.

특히 "포르투갈은 리튬 매장량이 유럽 1위, 세계 8위로 채굴에서부터 가공, 배터리로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며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과 일하고 싶다.

배터리와 관련해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포르투갈은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전했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자동차 회사들도 (차 부품을) 포르투갈에서 생산한다"며 "한국자동차 회사들도 포르투갈에 공장을 설립하고 차 부품을 생산해서 유럽에 공급하는 것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스타 총리는 "유럽, 특히 포르투갈에 투자하면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유럽 소비를 통해 개방경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폭스바겐, 미쓰비시, 도요타 등이 포르투갈에서 생산하지만 한국차만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구애를 이어갔다.

그는 "또 한 분야가 반도체 마이크로 칩이다.

삼성 같은 회사가 유럽에 투자하면 EU에서 금융지원 등 혜택을 준다"며 "포르투갈에 대한 투자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코스타 총리는 본인이 기아차를 탄다며 "(성능이) 좋다는 걸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포르투갈은 태평양 지역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연내 한국 방문 추진 중"이라고 했다.

현재 12월 방한이 추진되고 있다.

김 의장은 면담을 마치며 "한국 경제단체들에 총리 말씀을 전하고, 총리가 연내 한국에 오면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인센티브를 설명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