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스러운 상황 이겨내고 우뚝…"기대 이상으로 좋은 역할"
1년 재활한 송은범·방출됐던 김진성…LG 막판 경쟁 이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베테랑 불펜 투수 송은범(38)과 김진성(37·이상 LG 트윈스)은 지난해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송은범은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고, 무려 1년간 재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무릎 상태와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그대로 은퇴해도 이상한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NC 다이노스의 마무리 투수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김진성도 벼랑 끝에 몰렸다.

그는 친정팀 NC의 리빌딩 칼바람 속에 방출 통보를 받고 무적 선수가 됐다.

전성기가 지난 두 투수의 미래는 어두웠다.

한 치 앞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두 선수는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김진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에 직접 전화를 돌리며 새 팀을 찾아 나섰고, LG에 새 둥지를 틀고 부활에 성공했다.

13일까지 59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38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긴 재활 과정을 거쳐 지난 7월 복귀한 송은범 역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7경기에 등판한 송은범은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0의 전성기급 모습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송은범은 9월 이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의 특급 성적으로 필승조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렸다.

1년 재활한 송은범·방출됐던 김진성…LG 막판 경쟁 이끈다
두 투수는 LG 불펜진에 단비가 되고 있다.

LG는 8월 이후 불펜진이 체력난에 시달렸지만, 김진성과 송은범이 궂은 역할을 도맡으며 빈자리를 메웠다.

베테랑 카드로 불펜진의 구멍을 메운 LG는 흔들리지 않은 전력을 바탕으로 1위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두 투수의 호투를 높게 평가한다.

류 감독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지난해 송은범이 수술을 받은 뒤 고참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해 김진성을 영입했던 것"이라며 "김진성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송은범 역시 복귀 후 변함없는 투구 내용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 투수가 궂은 역할을 하면서 다른 필승조 투수들이 힘을 비축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송은범과 김진성에게 참 고맙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