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서 이란 내 '미신고 장소 핵물질' 관련 이견 여전
이란 "정치적 동기 IAEA 조사 거부"…숄츠 "빠른 핵합의 어려워"
서방과 핵협상 중인 이란이 자국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물질 조사는 정치적 행동이라며 날을 세웠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평화적 목적의 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란에 대한 IAEA의 조사는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IAEA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압력에 의해 움직인다"면서 "이란은 이런 정치적인 목적의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IAEA가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란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가입국으로서 건설적인 협력을 진행할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IAEA는 이란이 미확인 장소 3곳의 핵물질 검출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미신고 지역 핵물질 문제는 IAEA와 이란의 주요 현안이었다.

문제의 지역은 투르쿠자바드, 마리반, 바라민으로 알려졌으며, 이곳은 과거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 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이란은 IAEA가 이들 지역에 대한 조사를 철회해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이란과 미국은 핵협상과 관련한 유럽연합(EU)의 최종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았다.

하지만 양측은 미신고 지역 핵물질 문제 등 핵심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합의 유럽 당사국(영국·프랑스·독일)은 지난 10일 공동 성명을 내고 "최근 이란의 요구 사항은 이란의 의도와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2일 베를린에서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우리는 제안을 했고, 이란이 이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보지만, 현 상황에서 빠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내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