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구역 확대 후 시끄러운 집회·시위 전반적 감소
시위자들 제기한 경호구역 확대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 변수
文 귀향 평산마을 평온 찾아간다…주민들 나와 추석 앞 대청소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귀향한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이 경호구역 확대 뒤 과거 평온했던 마을로 돌아가려 한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7시 추석맞이 동네 대청소를 했다.

주민 수십여 명이 태풍 '힌남노'가 남긴 쓰레기, 나뭇가지 등을 줍거나 집 앞, 마을 곳곳을 깨끗하게 쓸었다.

문 전 대통령 비서관 등 사저 직원들도 몇 명이 나와 동참했다.

양산경찰서는 이번 추석 연휴 4일간 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개인 또는 몇 명이 평산마을에 머물며 유튜브 방송을 하거나 1인 시위를 할 예정이지만, 수십 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 시위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통령 경호처가 지난달 22일 0시부터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기존 사저 울타리에서 최장 300m까지 확장한 후 사저 앞 시끄러운 집회·시위가 거의 사라졌다.

밭을 사이에 두고 사저에서 약 100m 정도 떨어진 반대 단체와 유튜버들의 단골 집회, 방송 장소가 경호구역에 새로 들어갔다.

확대된 경호구역에는 집회 자체를 막기는 힘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대신 욕설·폭언 등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험물질 반입을 제한 할 수 있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文 귀향 평산마을 평온 찾아간다…주민들 나와 추석 앞 대청소
경호구역 확대 뒤부터 경호처 직원들이 소란을 피울 기미를 보이는 반대단체 회원, 유튜버들에게 구두 경고 후,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경호구역 밖으로 강제로 내보냈다.

문 전 대통령 귀향 후 100인 넘게 소음, 욕설 등에 시달렸던 마을 주민들이 일상 복귀가 가능해졌다.

여기다 평산마을을 들락날락하며 유튜브 방송을 했던 몇몇 극우 유튜버들이 최근 유튜브 측으로부터 서비스 약관 위반을 이유로 계정이 해지되면서 방송을 못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평온이 완전히 정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호구역이 넓어진 직후 반대단체들 중심으로 경호구역 밖 아래쪽 평산마을이 새로운 집회 장소로 부상했다.

아래쪽 평산마을은 사저가 보이지 않지만,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회원들 집회가 이어진다.

또 평산마을 시위자, 유튜버 4명은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넓힌 대통령 경호처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달 말 서울행정법원에 경호구역 확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일 신청인과 대통령 경호처를 불러 1차 심문을 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하는 추가 서면을 검토해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재판부 결정에 따라 경호구역 확대가 유지될지, 확대 전으로 돌아갈지 결정 난다.

사저와 가까운 평산마을 주민 신한균 씨는 "추석을 맞아 객지로 나간 주민들도 돌아오는데 동네가 조용한 추석을 맞을 수 있어 다행이다"며 "아래쪽 평산마을 주민들께는 소음을 감내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文 귀향 평산마을 평온 찾아간다…주민들 나와 추석 앞 대청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