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기온 24.5도로 역대 7위…제주 열대야 54일로 100년 내 1위
해수면 온도 23.9도로 역대 2위…8월 23일 남해 '30.2도'
올여름 비 절반 장마 후 내려…중·남부 강수량 차 역대 2위
올여름 비 절반은 장마가 끝난 뒤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남부지방에선 가뭄이 계속해 두 지방 강수량 차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기상청은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 중부·남부 여름 강수량 '불평등'…장마 후가 장마보다 강수량 많아
올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672.8㎜로 평년(622.7~790.5㎜)과 비슷했다.

강수일은 40.9일로 평년(38.5일)보다 2.4일 많았다.

지난달 중부지방 중심 집중호우에도 여름 강수량이 적었던 까닭은 우선 비가 중부지방에만 내렸기 때문이다.

중부지방 올여름 강수량은 941.3㎜로 평년(759.5㎜)보다 많았으나 남부지방 강수량은 483.3㎜로 평년(704.0㎜)에 크게 못 미쳤다.

비를 뿌리는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주로 중부지방에 머물러서다.

두 지방 강수량 차가 458㎜로 1995년(536.4㎜) 이후 두 번째로 크게 벌어졌다.

올여름 남부지방 가뭄일은 85일로 중부지방(32일)보다 53일 많았다.

올여름 비 절반 장마 후 내려…중·남부 강수량 차 역대 2위
장마철 강수량(284.1㎜)이 평년(295.4~384.8㎜)을 밑돈 측면도 있다.

장마 기간은 제주의 경우 6월 21일부터 7월 24일까지 34일이었고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23일부터 7월 25일까지 33일이었다.

평년(제주 32.4일·중부지방 31.5일·남부지방 31.4일)과 비슷한 길이였다.

장마철 전국 강수일도 16.9일로 평년(17.3일)과 유사했다.

장마철 강수량은 올여름 강수량의 42.2%였다.

장마 이후부터 8월 말일까지 강수량(335.3㎜)은 올여름 강수량의 절반에 가까운 49.8%를 차지해 장마철보다 많았다.

장마가 끝난 뒤 강수량이 여름 강수량 절반 이상이었던 적은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부터 50년 사이 13번에 불과하다.

장마 이후 강수량이 장마철보다 많았던 때는 올해를 비롯해 20번이다.

이 가운데에 2000년 이후는 11번이며 1990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17번에 이른다.

장마 때보다 그 이후에 비가 더 많이 오는 것이 최근 추세인 셈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최근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최근 장마는 '연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때'라는 전통적 의미의 '장마'로 표현할 수 없었다면서 "동남아시아 '우기'처럼 우리 여름철을 설명할 더 적확한 단어를 찾아야 하며 올가을 기상학회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여름 북서태평양에서는 평년보다 2개 적은 9개 태풍이 발생했고 평년보다 0.5개 적은 3개(제4호 에어리·제5호 송다·제6호 트라세)가 국내에 영향을 줬다.

3개 태풍 모두 고기압성 흐름에 막혀 국내에 상륙하지는 못했다.

올여름 비 절반 장마 후 내려…중·남부 강수량 차 역대 2위
◇ 평균기온 평년보다 0.8도 높아…해수면 온도 1997년 이래 2위
올여름 전국 평균 기온은 24.5도로 평년(23.7도)보다 0.8도 높아 1973년 이후 높은 순으로 7위에 올랐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그 가장자리로 고온다습한 바람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6월 하순과 7월 상순 전국 평균 기온은 각각 25.7도와 27.1도로 평년과 비교해 3.3도와 3.7도 높았고 각 기간 전국 평균 기온으로는 1973년 이후 최고였다.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28.8도로 평년보다 0.5도 높았는데 평균 최저기온은 21.0도로 평년 치를 1.1도나 웃돌며 역대 2위에 올랐다.

낮에 불볕더위가 이어졌다기보다 밤에 열이 식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폭염일은 10.3일로 평년(10.7일) 정도였으나 열대야일은 평년보다 6.5일 많은 12.9일로 1973년 이후 4번째로 많았다.

제주(제주시)는 올해 총 54일(9월 중 하루 포함)간 열대야를 겪어 열대야일이 1923년 이후 최다였다.

서울·수원·춘천 등 14개 지역은 사상 처음 6월에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여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9도로 1997년 이래 2021년(24.1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기온이 높아 해수면 온도가 급상승했으며 특히 7월 6일에는 해수면 온도가 최근 10년 평균보다 3.6도나 높았다.

8월 중순부터는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8월 23일 '남해465' 부이에서 측정된 해수면 온도 30.2도는 올여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 온도 가운데 최고치였다.

한편 북한 올여름 평균기온은 21.8도로 평년(21.6도±0.3도)과 비슷했고 강수량은 872.0㎜로 평년(455.1~600.6㎜)보다 매우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