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편집장…3월 운영 중단에도 등록 무효화
고르바초프 지원으로 설립된 러 독립언론 인쇄허가 취소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이 설립 자금을 지원한 러시아 유력 독립언론이 현지 법원에 의해 인쇄 허가를 박탈당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바야 가제타'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스크바 바스마니 법원이 노바야 가제타의 지면 등록을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지면 등록이 무효화되면 인쇄허가도 박탈된다.

이는 노바야 가제타가 2006년 소유권 변경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 로스콤나드조르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로스콤나드조르는 노바야 가제트가 7월 새로 선보인 온라인 및 지면 잡지의 발행도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관련 법원 심리가 이달 말 예정돼 있다.

노바야 가제타는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독재에 맞선 공로로 지난해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매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다가 로스콤나드조르로부터 두 차례 경고를 받고 올해 3월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에서는 규제 당국으로부터 1년 내 두 차례 경고를 받은 언론 매체에 대해 법원이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인쇄 허가 박탈은 1993년 노바야 가제타의 설립 자금을 지원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지난 3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행렬을 이끌었다.

러시아에서는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부분의 독립언론이 폐쇄되거나 운영이 중단됐다.

노바야 가제타는 2000년 이후 6명의 언론인과 기고가가 취재 및 보도와 관련해 살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