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CIO)

[마켓PRO] 베이마켓 랠리 이후 개별종목 장세 준비하자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란 경기 불황이나 쇼크 등으로 시작된 약세장(Bear market) 속에서 주가가 큰 폭 하락 이후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에 기인해 일부 회복(Rally)하는 국면을 말한다.

지난 7월 초 2276을 저점으로 한 10% 내외의 지수 회복은 베어마켓 랠리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제 향후의 시장 전개는 9월 지표에서 단초를 찾아야 할 것이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로 최근 시장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지만, 과도한 9월 우려가 대부분 반영된다면 10월 이후 시장은 안정적으로 전개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지난 2분기에 영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0.1%)을 기록한 반면, 7월 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10.1%)를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10.1%의 물가상승은 40년여년 만에 최고치이다. 이외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내 주요 선진국의 경제 상황도 대동소이 하다.

미국은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물가는 8% 이상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각 -1.6, -0.9%)을 기록하며 경기침체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로 넘어와서, 중국은 ING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8%로 하향 전망할 정도로 암울하다. 과거 고성장을 지속하던 중국도 고강도 방역과 부동산 침체로 단기간에 경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IMF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2.3%, 내년은 2.1%로 하향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우리도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베어마켓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하락폭이 큰 시장에서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저점에서의 반등 시도 때 마다 모멘텀을 보유한 일부 기업에 대한 수익률은 높을 수 있다”는 소위 '종목 장세'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반등에 성공하여 하락폭 상당부분을 만회 하였다. 지난 10년여간 투자된 클라우드, 5G 등의 글로벌 인프라가 완성되어 가고 있고, 주요 기업들은 이제 IT 서비스 산업으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차세대 카플레이를 성공적으로 공개하며 동사의 주가 또한 시장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국내 기업으로 돌아와 보자. 최근 미국향 태양광 기업의 주가는 고공 행진 하고 있다. 에너지 대란으로 대체에너지 투자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 되고 있는 것이다. 약세 시장에서의 전형적인 테마플레이로 보인다. 최근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든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전)'의 주가 흐름도 전형적인 개별 종목 장세의 특징으로 보인다.

우려가 높아진 경기지표와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지수로 보면, 연말까지 개별 종목에 대한 선택적 투자로 자금이 쏠릴 수 있어 보인다. 긍정적으로 보면 지수 급락으로 ‘집 나간 돈을 회수’ 해 올 수 있는 기회이고, 걱정되는 것은 지나친 테마 기업의 추종 매매로 ‘엎친데 덮친 겪’ 추가 손실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장이 아닌 종목 선택이 수익을 내는 국면이라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을 것이다. 그간의 갈고닦은 실력으로 상반기의 손실을 만회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