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투자가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어렵다는 것이다. 용어부터가 생소하다. 하나의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단어를 찾아봐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이오 용어(꼬.꼬.바)’에서 낯선 제약·바이오 관련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본다.[편집자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8월 12일 기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스트라제네카(AZ)와 45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 7월 미국 머크(MSD)와 2200억원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8월 12일 기사)

CDMO와 CMO, 위탁개발(CDO)은 의약품 제조와 관련된 외주(outsourcing) 사업을 말합니다. 내부가 아닌 외부 기업에 제조공정 개발이나 의약품 생산을 맡기는 겁니다. 경영의 효율성과 업무 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에서는 각 기업이 의약품 개발과 생산의 역할을 구분해서 수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를 통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은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 비용을 줄이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MO, 제약·바이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CMO(Contract Management Organization)를 직역하면 계약제조업체입니다. 고객사가 의뢰한 의약품을 대신 제조하는 일 혹은 이를 수행하는 기업을 가리킵니다. 의약품 위탁생산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에서 말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즉 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같은 개념입니다.

CMO는 여러 기준으로 유형을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위탁생산하는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크게 합성의약품 CMO와 바이오의약품 CMO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산 제품을 기준으로 백신 원액 등 원료를 만드는 원료의약품(DS) CMO와 용기에 담고 포장하는 완제의약품(DP) CMO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의약품의 사용 목적에 따라 임상용 및 상업화 CMO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임상용 의약품을 만들어 공급하다가, 고객사가 규제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 상업용으로 계약을 확장합니다. 고객사의 임상 개발 단계가 높아질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는 직역하면 계약개발업체입니다. 의약품 위탁개발로 번역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의 제조공정 개발을 대행하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방법이 까다롭기 때문에 공정 개발이 중요합니다.

특히, 세포주 개발은 현재 바이오의약품 공정 개발에서 핵심이 되는 과정입니다. 세포주는 일정한 조건에서 균등한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는 배양 세포의 집합입니다. 세포주 개발 속도 및 세포주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은 CDO의 경쟁력입니다.

CDMO는 CMO와 CDO를 더한 개념입니다.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의약품 제조공정을 개발하고 의약품을 대신 만드는 겁니다. 위탁개발생산업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개발사로부터 세포주를 받아 위탁생산을 하면 CMO, 세포주 개발부터 시작해 생산까지 하면 CDMO로 구분합니다.

바이오의약품 CDMO, 2026년까지 연평균 10.1% 성장 전망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143억달러(약 19조원)에서 2026년 203억달러(약 27조원)로 연평균 10.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발간한 심층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해마다 성장 중이라고 했습니다.

항체의약품의 적응증 확대 및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늘고 있다는 점 등을 원인으로 봤습니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생산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의 성장은 위탁생산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글로벌 1위 CDMO 기업은 스위스 론자입니다. 총 4개의 사업부를 갖고 있습니다. 각각 바이오의약품 합성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건강기능식품원료 사업부입니다.

론자의 지난해 매출은 54억 스위스프랑(약 7조4660억원)입니다. 전년 대비 20%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14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입니다. CJ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도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신약개발 경험과 기술이 있는 기업들도 연이어 CDMO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헬릭스미스 지놈앤컴퍼니 메디포스트 강스템바이오텍 등입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