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출범 50여년만에…"인구 감소로 개편 불가피"
인천 제물포구 신설되면…'맏형' 중·동구 역사속으로
인천시의 행정구역 개편 방안이 성사되면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구와 동구의 명칭이 사라지게 된다.

31일 인천시가 2026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는 행정구역 개편안에 따르면 중구와 동구 내륙지역은 제물포구로 통합되고, 중구 영종도는 영종구로 분리 독립된다.

중구·동구로서는 1968년 자치구 제도 도입에 따라 인천에서 남구·북구와 함께 4개 구로 처음 출범한 이후 약 반세기 만의 일이다.

중구·동구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천의 중심지였지만,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중구는 1883년 인천항 개항 후 외국인 밀집 거주지인 '조계지'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 국제도시 기능을 하며 성장했다.

1985년 인천시청이 남동구로 이전하기 전까지 인천 행정의 중심지였고, 동인천역·신포시장을 중심으로 최대 상권을 형성했다.

동구 역시 6·25 피난민이 몰리며 1950년대 후반에는 인구가 37만명에 달할 정도로 한때 메가시티의 위용을 자랑했다.

2011년 조사 때는 호적등록 인구가 41만6천명으로, 인천 10개 군·구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고향이 동구인 인구 비중도 상당했다.

인천 출신 첫 인천시장인 유정복 현 시장의 고향도 동구 송림동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송도·영종·청라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가속하면서 중구·동구에 있던 공공기관과 각급 학교, 인력·자본이 원도심을 떠나면서 인구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영종도를 제외한 중구 인구는 현재 4만명에 불과하고 동구도 6만명에 그쳐 통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구·동구 내륙 지역을 합쳐 제물포구로 출범하면 전체 인구는 약 10만명이 될 예정이다.

이들 구를 합쳐도 인천에서는 최소 규모 인구와 면적을 보유한 자치구가 될 전망이지만 인천시는 제물포구를 미래 전략 핵심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의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중심지로서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구와 동구는 인천의 정체성이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이라며 "비록 이름이 바뀐다 해도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동구가 통합돼 제물포구로 이름이 바뀌면 인천 10개 군·구에서 동서남북 방위 이름을 사용하는 자치구는 일단 서구가 유일하게 된다.

앞서 남구는 2018년 7월 미추홀구로 명칭을 변경했고, 북구는 1988년 북구·서구로 분리됐다.

존치된 북구는 1995년 부평구·계양구로 나뉘었다.

남동구는 방위 개념인 '남동(南東)'이 아니라 옛 지명인 남촌면과 조동면에서 이름을 딴 '남동(南洞)'을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날 발표된 행정구역 개편안에서 자치구 이름은 가칭에 불과해 서구를 포함해 각 자치구의 이름이 향후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 새 이름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