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문화(도깨비불 보고 물고기떼 몰아볼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도깨비불 보고 물고기떼 몰아볼까…박물관서 만나는 'K-판타지'
국립민속박물관, 실감 영상으로 꾸민 특별전 '한 여름밤, 신들의 꿈' 예로부터 전남과 충남 등 서해안 어촌에서는 주로 섣달그믐 밤이나 설날에 마을의 높은 언덕에 올라 도깨비불을 보고 고기가 많이 잡힐 곳을 점치곤 했다.
도깨비불이 나타난 곳에 물고기 떼가 나타난다는 속설은 오랫동안 어민들 사이에서 견고한 믿음으로 이어져 왔다.
30일 신(神)들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한 '한 여름밤, 신들의 꿈' 특별전이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마주한 도깨비불 실감형 영상 콘텐츠는 어릴 적 듣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갯벌 한쪽에 반짝이는 형태로 나타난 도깨비불은 한국화가 박소은이 허련의 '채씨효행도'를 토대로 그린 그림에 2D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인피니티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재현됐다.
가로 11m의 와이드 스크린 양옆으로 거울이 배치돼 바다가 무한하게 확장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관람객들의 체험을 위해 마련된 좌식 방석 위에 앉아서 화면을 바라보고 있자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날 전시 설명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도깨비 박사'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990년대 초까지도 도깨비불이 나타난 곳에 고기 잡는 그물인 '덤장'을 놓곤 했다"고 말했다.
오아란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들이 특별전 중 인스타그램 감성을 느끼며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오 학예연구사는 "최근 국내외에서 유행하는 'K-컬처' 붐에 따라 민간 신앙과 옛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한국적 판타지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나라를 세우거나 세상을 창조한 신들에 묻혀 가려진 신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K-컬처' 가운데 'K-판타지'를 풀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해 '신들이 사는 마을 입구'를 거쳐 마을 곳곳을 체험한 뒤 '신들이 사는 마을 출구'로 나오는 형태로 마련됐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마을을 지나면서 일상 속에 존재하는 신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됐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장승·솟대에 깃든 신부터 집안 곳곳에 있는 신, 깃발에 웅크린 용, 장난꾸러기 도깨비, 저승을 인도하는 저승사자 등이 등장한다.
두 눈을 번쩍이며 마을을 수호하는 장승과 천둥소리를 내며 우는 솟대 오리의 모습을 마주할 땐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 충분히 악귀를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림차사가 안내하는 저승길과 저승시왕(저승의 10명의 신), 저승에 잘못 온 사람들을 이승으로 안내하는 백강아지 등을 통해 영화 '신과 함께'를 떠올릴 수도 있다.
집안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가신'(家神) 코너에서 버튼을 누르면 터주신, 성주신, 삼신을 불러낼 수도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
국립민속박물관, 실감 영상으로 꾸민 특별전 '한 여름밤, 신들의 꿈' 예로부터 전남과 충남 등 서해안 어촌에서는 주로 섣달그믐 밤이나 설날에 마을의 높은 언덕에 올라 도깨비불을 보고 고기가 많이 잡힐 곳을 점치곤 했다.
도깨비불이 나타난 곳에 물고기 떼가 나타난다는 속설은 오랫동안 어민들 사이에서 견고한 믿음으로 이어져 왔다.
30일 신(神)들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한 '한 여름밤, 신들의 꿈' 특별전이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마주한 도깨비불 실감형 영상 콘텐츠는 어릴 적 듣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갯벌 한쪽에 반짝이는 형태로 나타난 도깨비불은 한국화가 박소은이 허련의 '채씨효행도'를 토대로 그린 그림에 2D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인피니티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재현됐다.
가로 11m의 와이드 스크린 양옆으로 거울이 배치돼 바다가 무한하게 확장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관람객들의 체험을 위해 마련된 좌식 방석 위에 앉아서 화면을 바라보고 있자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날 전시 설명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도깨비 박사'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990년대 초까지도 도깨비불이 나타난 곳에 고기 잡는 그물인 '덤장'을 놓곤 했다"고 말했다.
오아란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들이 특별전 중 인스타그램 감성을 느끼며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오 학예연구사는 "최근 국내외에서 유행하는 'K-컬처' 붐에 따라 민간 신앙과 옛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한국적 판타지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나라를 세우거나 세상을 창조한 신들에 묻혀 가려진 신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K-컬처' 가운데 'K-판타지'를 풀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해 '신들이 사는 마을 입구'를 거쳐 마을 곳곳을 체험한 뒤 '신들이 사는 마을 출구'로 나오는 형태로 마련됐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마을을 지나면서 일상 속에 존재하는 신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됐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장승·솟대에 깃든 신부터 집안 곳곳에 있는 신, 깃발에 웅크린 용, 장난꾸러기 도깨비, 저승을 인도하는 저승사자 등이 등장한다.
두 눈을 번쩍이며 마을을 수호하는 장승과 천둥소리를 내며 우는 솟대 오리의 모습을 마주할 땐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 충분히 악귀를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림차사가 안내하는 저승길과 저승시왕(저승의 10명의 신), 저승에 잘못 온 사람들을 이승으로 안내하는 백강아지 등을 통해 영화 '신과 함께'를 떠올릴 수도 있다.
집안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가신'(家神) 코너에서 버튼을 누르면 터주신, 성주신, 삼신을 불러낼 수도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