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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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부 최고위원들이 '김건희 특검'에 '한동훈·이상민 탄핵' 카드까지 거론하면서 당권파인 친명(친이재명) 대 비당권파인 비명(비이재명) 구도로 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고위를 장악한 친명계 강경파가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한편, 비당권파는 일반 여론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수를 뒀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친명계인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동시 탄핵'을 주장했다. 친문 출신 고민정 최고위원도 "마지막 수단이 결국은 장관 탄핵인데 그 부분까지 문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동훈·이상민 동시탄핵'은 당초 강경파 초선 김용민 의원이 7월 말부터 주장해온 것이다. 당시 8·28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내 공감대를 사지 못했으나, 전당대회 결과 친명계 강경파가 최고위를 장악하면서 다시금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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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강경파 최고위원 사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 강행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건희 특검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특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무게중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런 강경파 주장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일반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수를 뒀다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당시 불었던 여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명계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동훈 장관 탄핵, 이런 것들은 최악의 카드"라며 "그런 카드를 썼을 때 한 장관을 제2의 윤석열로 키워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기국회를 맞아 여당과 시시각각 사안별 협상을 해야 하는 원내 지도부는 탄핵·특검 강행론에는 일단 선을 긋고 있다. 대신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 추진에 일단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도 취임하자마자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2차례나 공식 제안한 만큼 당분간은 여·야·정 협치 모드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