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요청 받아들여…영진위 "추가 재원확보 여전히 절실"
'고갈 위기' 영화발전기금 800억원 정부 출연…15년만에 처음
영화산업 육성 용도로 쓰이는 영화발전기금에 국고 8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영화발전기금에 출연하기는 2007년 기금 조성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내년도 영화발전기금에 정부 일반회계 전입금 800억원이 편성됐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발전기금 수입 예상치는 올해 915억원에서 내년 1천889억원으로 늘었다.

영화발전기금 정부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에 최종 확정된다.

영화발전기금은 2007년 스크린쿼터 축소 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되면서 국고 2천억원이 투입됐다.

이후 영화관 입장권에 3%씩 붙는 부과금으로 대부분 충당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관객수가 급감하면서 부과금 수입이 2019년 545억원에서 지난해 17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계 지원사업은 늘어나면서 기금이 사실상 고갈 상태였다.

영진위는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8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영화발전기금이 실질적으로 195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발전기금은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과 인력 양성, 영화제작 펀드 출자, 한국영화의 해외진출 지원 등에 쓰인다.

'고갈 위기' 영화발전기금 800억원 정부 출연…15년만에 처음
정부의 이번 출연은 지난 6월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박찬욱 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에서 기금 증액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동석한 참모들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도 영화계 지원을 당부했다.

다만 팬데믹 기간 바닥난 기금이 단번에 채워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에 전입되는 예산은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800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데 전액 쓰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2024년에는 기금이 다시 130억원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영진위는 예상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추가 재원 확보가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