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감염은 '5월 중순' 주장…애민정신 부각
북한은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과 거리낌 없이 접촉하며 방역대전을 이끌었다고 찬양하면서 주민들의 충성을 독려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위대한 수령을 모신 국가와 인민은 반드시 승리한다' 제하 기사에서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한 지난 5월 이후 김 위원장의 행보를 소상히 공개했다.

신문은 "총비서 동지께서 최대비상방역체계가 가동한 첫날 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찾으시였을 때 그곳 일군(간부)들도 한창 악성 전염병에 감염되여 앓고 있는 상태였다"며 "그 위험한 곳에 나오시여 고무해주시는 총비서 동지를 우러르며 일군들은 소리 없는 울음을 삼키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12일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대외에 공개한 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했는데, 이때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보유자와 접촉한 사례는 또 있었다.

신문은 "많은 사람은 총비서 동지께서 지난 5월 수도의 약국들을 찾으시여 악성 전염병을 금방 앓고 난 판매원들을 만나신 사실만을 알고 있다"며 "아직도 기침을 깇고(뱉고) 있는 판매원을 두고 근심하시며 총비서 동지께서 인민들에 대한 약품공급 및 판매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소개했다.

약국 판매원이 '아직도 기침을 뱉고 있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완치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김 위원장이 직접 대면해 대화를 나눴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15일 평양 시내 약국을 시찰하면서 덴탈 마스크로 추정되는 다소 얇아 보이는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착용한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확진자와 대면을 꺼리지 않고 방역상황을 챙겼음을 선전하면서 그가 감염됐던 사실도 재차 언급했다.

특히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의 확진 소식을 뒤늦게 접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실으며 최고지도자의 '애민정신'을 부각했다.

황해남도 강령군의 한 주민은 "방역 대전의 나날 원수님께서도 고열 속에 심히 앓으셨다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라며 "그처럼 위중하게 앓으시면서도 인민을 지켜주시려 헌신의 낮과 밤을 이으시였다니, 그런 것도 모르고 원수님께서 쓰셔야 할 약을 우리들이 먹고 병을 털었다니 가슴이 막 터져오는 것만 같다"고 찬양했다.

신문은 "건국 이래 대동란 속에서 자신의 한 몸도 서슴없이 내대시고 조국과 인민을 구원해주신 위대한 은인이신 김정은 동지의 업적은 조국청사에 영원불멸하리라"라며 충성을 주문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에서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의 감염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