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채권시장] 美 매파 발언에 국고채 금리 ‘발작’…전 구간 대폭 상승
<국고채>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례 심포지엄(잭슨홀미팅)을 통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된 여파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는 전날보다 0.128%포인트 오른 연 3.653%에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가 3.6%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월 23일(3.608%) 이후 처음이다.

5년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5년 만기 국채는 0.146%포인트 오른 연 3.761%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0.099%포인트 상승한 연 3.715%로 거래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게 정상이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된다.

20년 만기 국채는 0.106%포인트 오른 3.658%로 장을 마감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7%포인트 오른 연 3.589%, 5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2%포인트 오른 연 3.53%에 마감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리 발작’ 수준의 상승폭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급) 평균 금리는 전날보다 0.122% 오른 연 4.621%를 기록했다. BBB-급 금리는 전날보다 0.126% 오른 연 10.482%에서 마감했다.

<회사채 및 신용등급>
석유화학업계가 자금 확보를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시장을 찾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하락 우려 등이 겹치면서 회사채 시장 대신 P-CBO에서 우회 조달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의 합작사인 여천NCC는 지난 25일 P-CBO를 통해 700억원을 조달했다. 효성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효성화학도 같은날 P-CBO를 활용해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P-CBO는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모아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제도다.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업계 실적 부진으로 공모 회사채 흥행 우려가 커지자 P-CBO로 선회한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화학은 올해 2분기 6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 1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여천NCC도 올해 2분기에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