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범운영 후 주말마다 보행 전용 도로화 검토"
차 사라진 잠수교는 축제장…보행전용 도로화에는 '아직'
잠수교 남단에 도착하자 연신 "자전거 내리셔야 해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수교 안쪽에서는 악대의 흥겨운 트럼펫 소리가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초가을 정취가 물씬 풍겼던 28일 오후 잠수교에서는 '2022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렸다.

서울시는 10월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차 없는 잠수교' 축제를 연다.

추석 연휴인 9월 11일을 제외하고 총 9차례 예정돼 있다.

차가 사라진 도로 곳곳에서는 마술쇼와 퍼레이드, 공연 등이 이어졌다.

키다리 피에로로 분장한 남성은 잠수교를 찾은 시민들에게 풍선으로 강아지와 검 등을 만들어 나눠줬다.

중랑구에서 왔다는 정주은(15) 양은 "인터넷에서 축제가 열린다고 해 친구와 함께 한 시간 반 거리에서 왔다"며 "풍선을 받으니 축제 분위기가 난다.

다음번에 올 수 있으면 또 올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 사라진 잠수교는 축제장…보행전용 도로화에는 '아직'
초가을 햇빛이 열기를 더하자 반포대교에서는 연신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시민들은 파란 하늘과 하얀 물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류인철(35)씨는 "아이들이 분수와 이글루 체험 등을 좋아한다"고 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강모(42)씨는 "축제인 걸 모르고 와서 자전거를 끌고 움직이는데, 어차피 한 번씩 하는 거라 불편하진 않다"며 "오랜만에 사람이 많으니 축제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전면 보행 도로화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류 씨는 "아예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 대안이 없지 않냐"며 "시간을 정해서 일요일마다 하는 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정양 또한 "매일 차량을 통제하면 차가 다닐 길도 없어지고 행사의 의미도 반감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사라진 잠수교는 축제장…보행전용 도로화에는 '아직'
오세훈 서울시장도 축제 첫날 차 없는 잠수교를 찾았다.

헬멧과 고글, 자전거복을 입은 채 무대 앞에서 연주를 감상하던 오 시장은 이내 길가 양옆으로 열린 벼룩시장 부스를 찾아 즉석에서 샴푸 바 등 물건을 사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자원순환 탄소제로 서울' 팻말을 든 아이들을 찾았을 때는 "환경보호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자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소형모듈 원전(SMR), 전기차 등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시민 참여가 높고 반응이 좋다면 주말마다 보행 전용도로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교통량이 허용되면 언젠가는 보행 전용도로를 만드는 것도 시민 동의를 받고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량이 복잡하지 않을 때 잠수교를 뚜벅뚜벅 걸으며, 또 한강의 자랑거리인 해 질 녘의 멋진 풍경도 즐기며 여유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