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그리는 작가' 신은혜, 파리서 '어린 시절' 표현 신작 발표
10월 런던 사치갤러리서 갤러리스트로 변신…신진작가 작품 전시
뉴욕, 런던에 파리까지…'신비'한 작가의 '보는 음악 듣는 미술'
타인이 정해놓은 피동적 삶을 거부한 채 서른 초반에 독학으로 미술을 시작한 '음악을 그리는 작가' 신은혜(49) 작가가 미국 뉴욕과 런던을 거쳐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28일 신 작가에 따르면 내달 1∼4일 세계 3대 박물관인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연결된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에서 '어린 시절 다섯 번째 시리즈' 등 신작 4점을 발표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신 작가가 쓰던 기존의 재료에 다른 재료를 덧입혔다.

첼로 위에 흐르는 붉은색 에나멜페인트로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에 관한 애절함을, 춘천에서만 생산되는 옥으로 동심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표현했다.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서 뛰어놀던 동심은 작품 속에서 붉은빛 바다의 조약돌처럼 반짝 빛난다.

"내성적인 성향이 강한 저에게 가장 솔직한 순간은 내면의 어린아이를 마주할 때에요.

현재 고충을 푸는 열쇠이기도 하고, 내면에 깊이 고립돼있는 상상력을 제공해주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
신 작가는 어린 시절 시리즈와 함께 파리를 모티브로 한 'MAP 두 번째 시리즈'와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물고기 형상을 한 작품 'UNTITLED'도 함께 선보인다.

신 작가는 '신비(ShinB)'라는 필명처럼 화가로서 걸어온 길과 작품세계가 독특하면서도 신기하고 묘하다.

강원 평창 출신인 그는 지난 17년간 일관되게 '보는 음악 듣는 미술'이라는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토대로 악기 관련 재료들을 사용, 건축에 함의된 언어를 변형하여 음악적 변주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뉴욕, 런던에 파리까지…'신비'한 작가의 '보는 음악 듣는 미술'
기계적인 입시교육과 피동적 삶을 거부한 채 서른 초반에야 붓을 잡은 그는 '미술계의 이단아'다.

학벌도, 인맥도, 소속도 없이 실력과 굳은 신념만으로 '성공한 화가'가 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 여류작가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17년 뉴욕의 아고라 갤러리 전속작가로 위촉됐을 때다.

12년이라는 긴 무명의 터널을 지나 그의 나이가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이뤄낸 성과였다.

국내에서의 차가운 시선과 달리 해외에서는 음악을 미술로 표현한 신선한 감동에 반응했다.

2017년 뉴욕 아고라 갤러리 전속작가 위촉을 시작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성공 기원과 평화라는 의미를 피아노 작품을 선보였고, 2020년에는 런던 사치갤러리 2020 스타트 아트페어에서 단독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신 작가는 "음악과 더불어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삶을 지탱해주는 선물이라는 게 시간이 갈수록 선명해진다"며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감동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 런던에 파리까지…'신비'한 작가의 '보는 음악 듣는 미술'
신 작가는 '작가'를 넘어 작가를 발굴하고 미술품 유통 등을 통해 미술시장 활성화까지 꾀하는 '갤러리스트'로의 도약도 꿈꾼다.

그가 운영하는 '신비갤러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런던 사치갤러리 스타트 아트페어에서 신고식을 치른다.

2020년에 이어 또다시 전시 기회를 받은 신 작가는 후배 작가들에게 길을 터주기로 하고, 스타트 아트페어 위원회에 후배인 소연(40) 작가를 추천했다.

스타트 아트페어 위원회 측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소연 작가의 작품 10점이 10월 12∼16일 전시실에 걸린다.

소연 작가는 2018년 홍익대에서 미술학석사(MFA) 학위를 취득했으며 개인전 6회, 단체전 10회, 아트페어 25회 경력을 지닌 신진 작가다.

신 작가는 "연필 하나로 인간의 내면과 미의 정의에 질문을 던진 소연 작가의 작품은 강력한 인상을 준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