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주한페루대사관이 로베르토 와르카야(Roberto Huarcaya) 사진전 '추상적인 인식자'를 공동 개최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사진전은 27일부터 오는 5월 16일까지 서울 수하동 KF갤러리에서 개최된다.1959년 페루 리마에서 출생한 로베르토 와르카야는 국제적으로 이름난 사진작가다. 40여년간 작업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제6회 쿠바 아바나 비엔날레(2015), 인디애나대 에스케나지미술관(2023), 아를 국제 사진 축제(2023), 파리 포토(2019/2023), 제49회 베네치아(베니스)비엔날레(2024) 페루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와르카야는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우주의 흔적을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 양자 간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우주의 흔적들(Cosmic Traces)'이란 30m 규모의 대형 포토그램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포토그램이란 카메라 없이 빛과 물, 식물, 곤충, 먼지 등 자연 요소를 인화지에 노출시키는 작업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 제5회 대구사진비엔날레와 지난해 제22회 동강국제사진제에 작품을 전시했다.KF관계자는 “와르카야의 사진은 현대 사회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카메라 등 시각 도구에서 벗어나 더 인간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전환을 시도한다”며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같은 사물 혹은 모습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추상적인 인식자' 전시는 와르카야 작가의 작품 10여 점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작가가 지난 10여년간 몰두한 대형 포토그램 작업을 중심으로 실험적이면서 개념적인 사진 세계가 소개
터키항공이 26일 서울 명동에서 튀르키예-서울 정기노선 취항 25주년을 맞아 기념 사진전을 열었다.사진전에서는 터키항공의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자료,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와의 협업으로 촬영한 이스탄불·안탈리아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 55장을 선보였다. 이 중에는 1933년 5월 20일 5대의 항공기로 출발한 터키항공의 역사를 담은 사진도 포함됐다.행사에는 살리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 터키항공 우밋 데벨리 극동 및 오세아니아 세일즈 부사장, 터키항공 일케르 바샤란 한국지사장을 비롯해 여행업계와 언론 관계자가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터키항공의 최신 서비스와 국책 항공사로서의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터키항공은 2025년 1월 기준 47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131개국 352개 도시를 오가며 기네스에 '세계 최다 국가 취항 항공사'로 등재되기도 했다. 터키항공은 올해 500번째 항공기를 보유하는 것을 비롯해, 수년 내 항공기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와 대륙을 연결해나갈 예정이다.한편, 터키항공은 3월 28일부터 서울 정기노선 취항 25주년을 기념해 유럽 항공권 프로모션을 실시할 예정이다.터키항공 우밋 데벨리 극동 및 오세아니아 세일즈 부사장은 "터키항공의 서울 정기노선 취항 25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언제나 터키항공에게 중요한 아시아 시장이다. 앞으로도 터키항공은 한국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터키항공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은 배우가 아니라 무대다. 사람의 첫인상이 수초 안에 결정된다고 하듯, 무대를 보면 그날 공연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지난 6일 개막한 국립극단 연극 ‘만선’의 무대는 그 자체로 주인공 곰치 가족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한다. 어두운 조명 아래 기울어진 나무 바닥과 위태롭게 서 있는 양철집은 무대의 스산한 공기를 객석까지 몰고 온다. 만선의 무대디자인을 담당한 이태섭 티스페이스 디렉터(71)는 최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와 만나 무대 콘셉트에 대해 “극적 긴장을 강화하기 위해 약 15도의 가파른 무대를 만들고 비바람의 세기도 키웠다”고 말했다.만선은 1964년 고(故) 천승세 극작가의 동명 희곡이 원작인 작품이다. 같은 해 초연된 이후 국립극단이 창단 70주년을 맞아 윤미현 윤색, 심재찬 연출로 2021년 무대에 다시 올렸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 디렉터는 ‘리어왕’, ‘햄릿’,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 연극을 중심으로 35년간 200여 편을 디자인한 무대예술의 장인이다.만선은 1960년대 남해안의 작은 섬마을에서 만선(滿船)을 꿈꾸는 곰치네 가족의 비극을 그린다.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마지막 장면이 백미인데, 이때 사용되는 물은 5t에 달한다. 이 디렉터는 “고집 센 곰치가 격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져 가는 모습을 쓰나미를 통해 비유적이면서도 과장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흥미로운 점은 무대 뒤 스태프가 직접 파도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무대 위와 옆에서 내리치는 비바람을 제외하고, 곰치네 부부를 집어삼키는 파도는 무대 뒤편의 스태프 두 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