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정부문 한정해 확산할 수도"…성관계 전염 확산에 주목
파우치 "원숭이두창 대응에 백신과 치료·역학조사·감시 중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6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발병과 관련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유행 초기와 같은 가정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공개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기고에서 "현재 원숭이두창 발병의 역학적 특성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HIV·AIDS 유행 첫해에 이뤄진 관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HIV·AIDS 유행 초기 당시 가설은 '(감염이) 우리 사회의 특정 부문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가정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파우치 소장이 원숭이두창 발병을 HIV·AIDS 유행과 비교하며 그때와 같은 가정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즉 HIV·AIDS 유행의 초기 연구에서는 이 질병이 사회 특정 부문에 한정해 확산할 것이라는 가정이 근거가 없다고 했는데, 원숭이두창의 경우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는 다만 원숭이두창이 감염 방식은 장기간의 피부 접촉을 통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성적 관계로 인한 전염이 확산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상당수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성적인 경로를 통해 전염됐지만, 바이러스 그 자체는 성적 관계로 생기는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물론 파우치 소장은 자체 연구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32개 정액 샘플 중 29개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났고, 구강인두와 항문 생식기 주변에서 병변이 관찰된 경우는 각 23%, 73%라며 성관계 전파 역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수십 년 동안 알려진 질병이고, 백신과 치료법 역시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이고 공평한 백신과 치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역학 조사와 새로운 감염 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확인자는 1만6천 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