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에서 신촌역까지 이어지는 연세로는 2014년 서울시에서 유일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대중교통 통행도 금지된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인근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으며 축제와 버스킹 등 각종 문화 행사도 열린다.
그러나 구가 10월 시행을 목표로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 방안을 논의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보행자 안전 위협, 극심한 교통체증 유발 등 우려와 함께 환경보호라는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단체 서울환경연합은 25일 오전 연세로 곳곳에서 서대문구청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다.
이들은 "차량 통행 허용은 결국 차량 이용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고 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인근 대학 총학생회 비대위들은 '신촌지역 대학생 공동행동'을 꾸려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 김지원(22)씨는 "8년간 잘 유지된 정책인데 왜 갑자기 폐지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상권 활성화로 직결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최모씨는 "10년 전 차들이 많이 몰려서 주변 식당 모두 힘들었다.
차가 안 다닌 이후 사람들이 많이 와 상권이 살아났다"며 "이곳에 또 차들이 몰리면 교통체증 때문에 손님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홍성호 신촌 상인연합회장은 "과거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전 조사에서 연세로 통행 차량 80%가 '그냥 지나가는 차'였다"며 "실제로 인근 상인 7할은 차량 통행을 허용한다고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후 오히려 손님이 줄었다며 차량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연세로 인근 식당 사장 A씨는 "차가 못 다니니까 차로 이동하는 커플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잘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주차장만 충분히 마련된다면 차가 자유롭게 다녀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