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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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치 보다 크게 줄어서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시사한 영향도 이어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15달러(1.23%) 오른 배럴당 94.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0월물 가격은 1.00달러(1.00%) 상승한 배럴당 101.2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28만2000배럴 감소한 4억2167만배럴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만 배럴 감소보다 더 큰 감소폭이다.

휘발유 재고는 2만7000배럴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110만배럴 감소 보다는 적었다. 정제유 재고는 66만2000배럴 줄어 시장 전망치인 80만 배럴 증가 보다 적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를 언급하며 감산 가능성을 내비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압둘라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2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더 떨어지면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수급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달 OPEC 회의에서 원유 생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23일에도 사우디의 감산 시사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이 각각 3.7%, 3.8% 오른 바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알제리도 유가 변동성이 과도한 경제적 우려를 시사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OPEC 산유국들과 함께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홈페이지 캡처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홈페이지 캡처
사우디의 원유 감산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맞물려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핵 합의를 복원할 경우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일부 요구를 철회하면서 서방 국가들과의 입장 차이를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CNN 등은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란이 핵 사찰과 관련된 또 다른 핵심 요구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앞서 협정 재가입 조건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9년 이란 부지에서 발견된 신고되지 않은 핵물질에 대한 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를 철회했다는 것이다.

한 미국 관리는 "우리(미국)가 핵합의 복원을 위해 새로운 양보를 수용했거나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양보한 것은 이란"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