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 예고 결정…드라마 나온 뒤 명소 부상
드라마서 마을 지켜낸 '우영우 팽나무', 실제 천연기념물 된다
전국적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화제가 된 경남 창원 팽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된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이달 30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열린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팽나무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포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패구나무'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오랜 기간 크게 자라면서 마을 지킴이인 당산나무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열매는 철새들의 먹잇감이 된다.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 중 팽나무는 경북 예천 용궁면 금남리 황목근(팽나무), 전북 고창 부안면 수동리 팽나무 등 두 건이다.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팽나무는 수령이 약 5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이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위치했는데 높이가 16m, 일반 성인의 가슴 높이(약 1.2m 기준) 둘레가 6.8m에 달한다.

2015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특히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을 일컫는 수관폭이 27m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같은 종류의 팽나무 중에서도 비교적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드라마서 마을 지켜낸 '우영우 팽나무', 실제 천연기념물 된다
문화재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당선암(당집)이 팽나무 옆에 있었고 주민들이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 당산제를 올리는 전통이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팽나무가 특히 주목받은 건 최근 드라마에 등장하면서다.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이 나무는 도로 건설을 앞두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최근에는 팽나무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통상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내용은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알려지는데, 문화재청은 지역 주민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고려해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사실을 회의 직후 곧바로 공개했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문화재 구역은 7천251㎡로, 창원시가 관리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팽나무라는 자연유산에 마을 당산제라는 무형유산까지 복합적으로 결합한 가치를 높이 인정받으면서 역사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드라마서 마을 지켜낸 '우영우 팽나무', 실제 천연기념물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