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통화하는 척하며 신고해 탑승 수거책 검거에 기여
보이스피싱 알아챈 택시기사 기지와 경찰 대응으로 피해 막아
대전에서 택시기사의 기지와 경찰의 침착한 대응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례가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께 대전IC 인근에서 "승객이 전화금융사기 수거책 같은데 화장실 간 사이에 몰래 전화한다"며 대전 서구 방향 행선지를 밝힌 택시 기사의 신고가 접수됐다.

택시기사는 승객이었던 피의자가 행선지를 갑자기 바꾸는 등 수상한 언행을 보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후 또 한 차례 행선지가 바뀌자 택시기사는 지인과 통화하는 척하며 다시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오후 2시 52분께 "나 지금 집에 못 가고 대동역으로 가"라고 신고한 택시기사의 기지로 대전 동부경찰서 대전역지구대 김민주 순경 등 경찰관 3명이 최종 목적지로 추정되는 대동역으로 출동했다.

이들은 주변 길목을 차단하고 택시를 검문해 뒷좌석에 승차하고 있던 전화금융사기 현금수거책을 발견,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피의자가 만나기로 했던 피해자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자, 경찰은 30분가량 대동역 주변을 수색한 끝에 현금 1천500만원을 들고 피의자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를 발견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김민주 순경은 "피해자가 내 또래로 보이는 분이었는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라면서 "금융기관과 경찰, 검찰은 절대로 시민들을 상대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으니 수상한 전화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