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 자유 담론 던졌는데 與논박 실종…무차별 대통령 만들어"
與 공부 모임 강연서 쓴소리…김기현 "인수위 뭘 했나 아쉽다" 安겨냥?

국민의힘 공부모임에 참석한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은 24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 하락세와 관련해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강연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주의 담론과 관련해 "국가중심·국가주의의 레짐의 체인지(를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한 뒤 "중요한 것은 이런 대통령의 외침이 어디에도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에 대해 "데일리 폴리틱스(daily politics·일상적 정치)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고 전직 대표를 어떻게 하고 등 이야기가 다 덮는다"면서 "어딘가에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문제와 당이 앞으로 어떤 가치를 갖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레짐 체인지라는 혁명적 담론을 던졌는데, 이게 틀리든 맞든 (대통령이) 그 정도를 던졌으면, 자유주의가 뭐고 어떤 자유주의가 성립할지 치열한 논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가볍게 취급된다"며 "일상적 발언이 혁명적 발언을 뒤엎어서 대통령을 무차별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레짐 체인지라는 강한 메시지가 있음에도 (대통령의) 무철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그걸 못 받쳐주는 내각, 대통령실, 정당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권재창출 가능성에도 "이대로 가면 우리는 5년 뒤에 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상적인 것을 갖고 매일 같이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싸울 수 있지만, 정부에서, 또 당 어디에선가는 큰 화두를 갖고 싸워줘야 한다"며 옆 자리에 앉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가주의가 기반이 된 레짐은,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정말 벗어나야 할 '앙시앙 레짐'이고, 윤 대통령이 외친 그 자유의 가치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레짐은 '누보 레짐'"이라며 "대통령은 그렇게 이야기를 못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김 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최근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위원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윤석열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김병준, 與에 "대통령 못 받쳐주고 뭐하나…이대론 5년뒤 진다"
이날 50분가량의 김 전 위원장 강연을 마치고 의원들과도 토론이 이어졌다.

새미래 모임을 주도하는 김기현 의원은 "(정부여당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을 때 저도 설명이 잘 안 되고 답답하기는 하다"면서 "사실 인수위에서 앞으로 5년간 이런 가치를 지향해서 이런 결실을 만들겠다는 게 (정리가) 돼야 했었는데, 지나고 나니 인수위에서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 안 나서,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초선의 윤두현 의원은 "자유라는 말이 사람마다 자기 경험에 따라 무엇을 뜻하는지가 차이가 난다.

개념이 분명하게 정해져야 국민이 납득하고 따라올 것 아닌가"라면서 "심지어 (김 전 위원장도) 대통령실에서도 잘 전파가 안 됐다(고 했는데), 그 정도면 모르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전파하지 않는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당정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활동 방향'에 대해 "개념 정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관리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오늘 (강연에서) 이야기한 것을 바탕으로 하면 가치정당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든가 그 기반을 구축하든가"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 탄원서에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개인으로서 억울한 게 있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당이 어떻게 생각하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본인으로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라고 했다.

김병준, 與에 "대통령 못 받쳐주고 뭐하나…이대론 5년뒤 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