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쓸쓸한 사랑의 파국…영화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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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결혼 약속을 깨고서였다.
그러나 딸을 낳은 지 5년이 지나 당시 선택이 옳았는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 생겼다.
몸이 좋지 않아 도서관에서 조퇴하고 돌아간 집에서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다.
말수가 적고 감정표현이 서툰 아츠히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고교 때부터 함께 어울리던 다케다(와카바 류야)가 아츠히사와 나츠미를 위해 헌신한다.
아츠히사가 마음을 드러내도록 돕고, 나츠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나츠미는 아츠히사를 사랑한 건 진심이었지만 5년 동안 딸을 위해 살아왔다고 말한다.
지금은 여자로 살아갈 수 있다고 속내를 거리낌 없이 내비친다.

한순간에 거의 모든 것을 잃었지만 잃을 것이 더 남았다.
이혼하고 떨어져 사는 두 사람에게 더 고통스러운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의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은 서툴고 충동적으로 시작해 쓸쓸하게 끝나는 사랑 이야기다.
아츠히사는 나츠미를 영영 떠나보낼 때까지 끝내 진심을 말하지 못한다.
함께 사업을 하는 꿈을 꾸며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하는 단짝 다케다에게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아츠히사의 사랑에는 열정보다 분노와 슬픔이 짙게 배어 있다.
그의 인생에 사랑보다 우정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지 사흘 만에 각본을 완성하고 2주 동안 찍은 담백한 작품이다.
지극한 사랑을 주제로 삼았지만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아니다.
그는 "사랑에 대한 강한 충동, 그 박력과 열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독립영화 감독 박정범이 아츠히사의 형 하데 역으로 출연한다.
9월 1일 개봉. 92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