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우려에 구리 가격 하락…알루미늄·아연은 상승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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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구리 가격이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9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3.6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48% 하락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도 0.63% 떨어졌다.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구리는 경기 상황을 진단하는 가늠자로 여겨져 '닥터 쿠퍼'로 불린다.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다는 뜻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구리 가격은 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지난 3월 초엔 5달러에 근접한 가격으로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6월 이후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더니 7월 중순엔 3달러 초반대를 찍었다. 현재 구리 가격은 7월 중순 연저점에 비해 올랐지만 연초 보다 17%가량 내린 상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구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무역회사 수크덴파이낸셜의 조디 윌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 지표가 약하고 신뢰도가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우려를 확인시켜주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70%에서 3.65%로 인하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5년 만기 LPR도 연 4.45%에서 4.30%로 내렸다.
반면 다른 산업용 원재료인 알루미늄과 아연 가격은 동반 상승했다. 지난 22일 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톤당 2390.5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0.19% 상승했다. 아연 선물 가격은 톤당 3497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0.61% 올랐다.
구리와 달리 알루미늄과 아연 가격이 오른 것은 중국과 유럽의 전력난 우려 때문이다. 알루미늄과 아연은 에너지 집약적인 원자재로 전력난으로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 윌크스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알루미늄과 아연과 달리) 훨씬 적은 전력을 사용한다"면서 "향후 구리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