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손은주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장

경기 침체 피할 수 없다면 이기는 투자 전략은?
지난 3개월간 글로벌 시장은 경기 침체에 이목이 집중되며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 코로나 재확산에 이어 40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물가까지, 주요 이슈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며 시장에 곧 위험이 닥칠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좀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면, 정치적으로는 탈세계화, 사회적으로는 인구와 노동시장의 변화, 정책적으로는 지난 10년간 시장을 뒷받침했던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회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글로벌 병목현상, 노동임금의 상승,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로 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서서히 회복해 가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마침 7월 발표된 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 정점에 신뢰를 주며,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인데다가 미국 노동시장 취업자 증가세가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와 다른 중앙 은행들에게 통화긴축을 당분간 이어가더라도 이를 충분히 감당할 체력이 있다는 확신을 주게 된 것이다.

물가가 과연 정점을 확실히 통과한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당분간 매크로지표의 빅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낙관론의 대표주자인 JP모건이 강세장을 예측하는 10가지 이유를 발표했다. 반면 비관론의 대표주자인 모건스탠리는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은 높아졌으나, 정점 이후에도 급격한 둔화보다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침체 우려가 나오기는 하지만 연준의 긴축 강도는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긴축의 끝은 언제 보일지 주목해 봐야 한다. 반면, 투자를 대하는 심리들이 매크로 변수들에 대한 변동성에 익숙해지며, 시장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침체에 대한 관심도가 꽤 낮아지며, 베어마켓 랠리가 우리가 전망한 것 보다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기 침체 피할 수 없다면 이기는 투자 전략은?
그러나 실물경기에 선행하는 PMI 지표가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 당분간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경기 모멘텀이 긍정적이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때이다.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과거 침체기 : 미국 주식이 최선의 방어주

1990년 이후 글로벌 경기의 침체기, 미국증시는 비 미국 증시를 예외 없이 무려 7차례나 이겨왔다. 08년 서브프라임사태는 미국이 시발점이 되었던 침체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기 전까지 포트폴리오 내 가계와 기업이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가장 빠른 미국의 투자 비중을 확대해 가는 ‘침체를 이기는 방어전략’을 고려해 볼만 하다.
경기 침체 피할 수 없다면 이기는 투자 전략은?
바닥을 찾기 보다, 어느 정도의 가격에서 비중을 늘려나갈 것인지, 위험대비 얻는 기회비용 측면에서 이득일 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베어마켓 후반부의 선별 최우선 기준은 실적

향후 경기 전망을 고려했을 때 펀더멘탈이 우수한 퀄리티 자산의 상대매력도와 차별화가 부각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베어마켓 랠리 후반부 수익률 격차는 결국 기업실적이 결정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두에 언급한 대로 하반기 실적 전망이 급격히 후퇴하고 있으며 대다수 업종과 테마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차별화에 따른 변별력이 큰 상황이다. 매출과 이익 안정성이 담보된 지배적 지위의 기업(대형우량주)중심 투자로 방어해야 한다. 대표적인 업종은 자동차, IT S/W, 의료장비, 은행 이며, 대표적인 ETF는 RWL(Invesco S&P500 Revenue ETF), MOAT(VanEck Morning Wide Moat ETF) 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일 수도 있는 불확실한 시간은 투자자 모두에게 괴롭고 어려운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 가치 우위요소에 집중하고 리스크 요인들에 대한 방어적 자산배분을 준비한다면, 지금의 힘든 시간이 의미있는 기간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