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교사와 동일하게 휴직 수당 지원…대체 교사 수급은 보완점
'임신≠퇴직' 강원 사립유치원 교사, 육아휴직 문 활짝 열려
강원도 내 한 사립유치원 교사 A씨(29)는 출산을 두 달가량 앞두고 올해 3월 사직서를 내야만 했다.

사립유치원 교사는 공립과 달리 육아휴직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장과 직고용 형태로 계약해 공립 교사처럼 고용이 안정되지 않았고, 지급 근거가 없어 휴직 수당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사립유치원에는 '임신은 곧 퇴직'이라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A씨는 5년 넘는 경력에 정교사 1급 자격증까지 갖췄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뚝 끊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도내 사립유치원 교사에게도 육아휴직의 문이 활짝 열렸다.

도 교육청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 5월부터 각 지원청을 통해 사립유치원 교원 육아휴직 수당 지원계획을 알렸다.

바뀐 시행령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교원이 휴직할 경우 국·공립학교 교원의 처우에 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립 교사와 똑같은 수준으로 수당을 지원함에 따라 사립유치원 교사들도 이제껏 엄두도 내지 못했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 교육청은 이를 위해 예산 2억2천만원을 마련하고 올해 교사 3명에게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임신≠퇴직' 강원 사립유치원 교사, 육아휴직 문 활짝 열려
도내 여성 사립유치원 교사 총 630명과 비교해 작은 규모지만, 사업이 널리 알려지고 현장에 자연스럽게 육아휴직 사용 분위기가 형성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체 교사 수급 방안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공립유치원은 육아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기간제 교원이 빈자리를 메우지만, 사립의 경우 대체 교사를 유치원이 직접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 지역의 큰 유치원은 대체 교사 수급이 비교적 쉬워도 농어촌 지역이나 원감이 없는 소규모 유치원은 매우 어렵다.

원주에서 3학급 규모 유치원을 운영하는 B씨는 22일 "한 교사가 출산을 앞두고 퇴직을 신청할 때 해당 제도를 알려주면서 육아휴직을 쓰게 했다"며 "석 달 동안 대체 교사가 구해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교사 고용 안정과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5월부터 육아휴직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며 "대체 교사 수급 등 문제는 현장 의견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